심신단련/삼락회 산행

4월대 무주 덕유산 눈꽃산행 화보 (1) / 2017. 1. 23(월) 10:00 남부터미널- 무주- 15:33 설천봉

august lee 2017. 1. 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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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보고서


2017년 1월 23일(월) 오전 10시, 3호선 서초터미널(남부)에 삼락회 (조남수 회장)회원 13명이 모였어요. 매월 넷째 월요일 장거리 1박2일 산행을 떠나기에 4월산악대(4월대 四月隊, 윤기중 단장)라고 부르는데, 이번에는 덕유산 눈꽃산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두 13명인데 류기동 선배님은 금년에 88세이시니, 아마도 덕유산 산신령님도 깜짝 놀라실 것 같아요.


삼락회 등산동우회 조남수 회장님은 향적봉 대피소 숙박예약부터 왕복 차편과 연락을 하느라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10시 40분 서초터미널발 무주행 버스로 2시간 30분후에 전북 무주군 무주읍 버스공용터미널에 도착했어요. 기사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개천가에서 무주리조트행 14:30 셔틀버스로 1시간 남짓 달려 설천하우스(곤도라 탑승장)에서 내렸습니다. 편도 요금은 11,000원인데 경로우대 30%라 7,700원이죠. 설천봉에 오르니 온통 별천지입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웃깃을 여미고 아이젠과 스틱을 챙겼어요. 인증샷을 하고 4킬로미터를 1시간 걸어서 향적봉에 오릅니다. 시야가 밝고 넓어 천지사방을 둘러보니 비행기를 타고 하계를 내려다 보는 것같았어요.


향적봉 산행은 서너 차례 됩니다. 몇 년 전에는 삿갓봉대피소에서 1박하고 남덕유산을 넘어 영각사까지 걸은 기억이 납니다. 겨울 산행은 어리에게  두번째인데, 3년 전에 향적봉- 동업령- 안성면 코스 눈꽃산행을 한 적이 있답니다(어리는 불참). 바로 아래 향적봉 대피소가 보여요. 38명 수용인데 우리 서울교육삼락회가 제일 먼저 도착해서 일찍 저녁밥을 해 먹기로 하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3개 조별로 식사를 준비했어요.

A조  윤기중, 공영인, 박현춘, 한동연

B조  조택현, 권대섭, 이명하, 천래옥

C조  조남수, 류기동, 신난수, 이창조, 정병복


우리 C조애서는 신난수 회원님이 버너를 가져오시면서 새우와 문어와 김치 볶은 밥을 2인분씩 사 오셔서 고루고루 맛을 보았어요.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젊은이 둘이 카메라를 들고 취사장으로 들어서면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서울교육삼락회 소속임을 밝히고, 여기에서 삼락이란 가르치고 배우며 봉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KBS 생생 정보팀이랍니다. 우연히도 깜짝 출연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1월 26일(목) 오후 6시 30분, KBS 2인 것같아요.


밤 9시 30분 소등할 때까지 다락방을 배정받은 우리 삼락회 회원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나 장비를보면 내일 여명과 일출 시간에 해돋이 모습을 찍으러 오신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인 것 같았습니다. 어리는 묵주를 손에 쥐고 기도하면서 잠을 청했어요. 새벽 2시쯤 잠을 깨었을 때까지 꽤 여러 번 묵주알을 굴렸나 봅니다. 집에서는 덕유산 향적봉과 동업령 산신령을 만나 기도하겠다고 나섰는데..... 제가 기도하는 모습을 산신령님도 보고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숙박요금은 10,000원이고 모포 대여요금 4,000원(한 장에 2,000원씩)입니다. 태양광 발전으로 비축한 전력으로 전등을 켜고, 핸드폰과 카메라 축전지 충전만 가능합니다. 준비해 간 커피포트는 써보지도 못하고 가져왔어요. 다음 날인 1월 24일(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우리 조는 조남수 회장님께서 직접 떡국과 라면에 스팸과 양파를 넣어 끓여 먹었습니다. 정병복 회원님도 잘 도와주셨는데, 어리는 불빛을 비추고 사진 찍기에 바빴답니다. 영하 15도라더니 영하 20도로 내려갔다고 했어요. 설국 雪 國-흰 눈나라, 눈꽃이 만발한 은빛 세상, 동서남북 상고대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꿈속 세상을 보고 느끼고, 아쉬움을 남겨두고 내려왔답니다.


이튿날 보고서

1월 24일(화) 새벽 2시에 잠을 깨서 외투도 입고 모자 쓰고 완전 무장을 하고 야외 화장실에 다녀왔습니다. 영하 20도 추운 날씨에 별을 보겠다고 나간 대원들도 있는데, 하늘을 보니 희미하게 별이 떠 있었지만 그냥 들어왔어요. 다시 잠을 청하면서도 묵주알을 자알 굴리면서 천상의 모후를 통하여 예수님과 하느님께 빌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덕유산 산신령이 조금 섭섭했을 것도 같아요. 그러나 천지신명 天地神明, 일월성신 日月星辰은 서로 일맥 상통하는 것이 아닐까요?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을 끓여먹고 오전 7시에 출발합니다. 가면서 일출을 보자는 우리 윤기중 단장님의 말씀이었어요. 여명의 불빛이 아름답게 비칩니다. 향적봉에서 중봉(1594,3m) - 백암봉- 동업령(1295m)까지 4.2킬로, 동업령에서 안성지원센터까지 4.2킬로 등 8.4킬로로 4시간 예상했어요. 그런데 걷고 보니 .1.5배인 2만보(14킬로), 4시간 30분 소요되었습니다.


중봉에 오르는 길은 그렇게 가파르지 않았으나 혹한(영하 20도)에다 눈길이 자주 막히고 없어졌어요. 앞에서 길을 개척한 선발대는 수고 많으셨습니다. 상고대가 장관이었으나 이 날의 백미는 07:24 중봉에서 일출을 본 것입니다. 우리와 대피소에서 잠을 잔 사진작가분들 십 여 명이 미리 와서 삼각대에 카메라를 장착해 놓고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해가 떠오르면 큰 소리를 지르거나 두 손을 번쩍 들고 기도하는 모습들을 보아왔는데, 그 순간을 담으려고 숨소리조차도 내지 않고 쥐 죽은 듯이 있는 자세도 퍽 인상적이었답니다. 일출이 장관이었으니 좋은 작품도 많이 나왔겠지만, 어떤 종교적인 신명이 내리는 것같은 현장을 어리도 셔터를 누리면서 잠깐 스쳐지나 온 것이 몸과맘에 남아있어요. 떠오르는 해님 위에 하얀 달이 떠 있던 모습도 보였답니다,


중봉을 내려오면서 일행 중에 한 분이 미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으나 천만 다행으로 다치지 않아 계속 걸을 수 있었어요. 걸은 지 한 시간이 지났지만, 눈보라가 치는 바람에 어디에 앉아서 물을 마시거나 숨을 돌릴 곳이 마땅하지 않아 계속 걸었습니다. 선두에서는 후미를 기다리는 동안에 잠깐씩 쉬었지만 뒤따라가는 분들은 그야말로 숨이 차서 혼이 나셨을 것같아요. 어리의 카메라가 얼었는지 작동을 멈춰서 한 동안 찍지 못했고, 나중에 몇 장면은 셔터는 눌렀는데 렌즈에 서리가 끼어 사진 선명도가 좋지 않아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기념이 될까 히여 여기에는 그대로 실었어요. 


걸은 지 2시간만에 동업령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어요. 서울교육삼락회 깃발을 앞세우고 인증샷도 회장님과 교대로 두 장을 찍고, 조별 사진도 남꼈습니다. 바람도 그치고 이젠 여유가 생겨서 상고대가 제대로 눈에 들어왔어요. 계속 걸으면 우리가  몇 년 전에 종주한 불영봉(무룡산 1,491.9m)과 삿갓대피소(숙박), 남덕유산(봉황산)과 영각사가 나옵니다. 우리는 우측 인성탐방센터까지 4.2킬로미터를 내려갔어요. 그 동안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중봉과 백암봉을 넘었는데, 이제는 쭈욱 내려가니 숨이 가쁘지는 않지만 미끌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서로간에 '미끌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나무에 부딛치지 않게 잘 살펴 봅시다' 격려했어요. 


내려가는 길은 구름에 가려서인지 어두웠지만 저 아래 머얼리 우리가 가야할 탐방센터가 보입니다. 곳곳에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대나무로 막아 울타리를 치고 NO TRAIL이라는 표지판을 달아놓았어요. 길을 벗어나면 눈이 쌓여있는 곳이 낭떠러지일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한라산 백록담길에는 머리 위로 빨강 리본을 표시해서 안내판을 대신합니다. 눈이 많이 내려 안내판을 덮을 수 있기에 2~3m 위에 설치한 것으로 기억하지요. 여기에는 여기대로 배려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안성탐방센터 방향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을 만납니다. 동업령에서 중봉, 향적봉에서 백련사로 내려갈 거라니, 그 젊음과 그 힘이 부러웠어요.    


이제 오솔길이고 양지 바른 곳에는 눈이 녹아 걷기에 맘 편합니다. 어리는 노래 몇 곡을 부르며 걸어갑니다. 상록수와 고향길-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 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2, 3절도 기억 나는데 늙은이가 데모가나 부른다고 흉 볼 것같은 생각이 들어 갑자기 고향길로 바꿉니다. 2절을 좋아하지요.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꼴짝 깊은 골 초가마을에/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잔치 흥겨우리/ 아아 이제는 손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집 싸리울에 함박눈이 쌓이네/ 고향집 싸리울에 함박눈이 쌓이네-  노래는 몸과맘이 편할 때 저절로 나오는 것 같아요. 멍석을 깔아놓으면 쑤욱 들어가고 맙니다. 그리고 심호흡이랄까, 복식호흡이랄까, 몸과맘이 편해집니다.


소나무숲- 낙낙장송의 모습이 늠름합니다. 덕유산 산신령님에게 소망과 바람이 있었어요. 하나는 자녀들이 기도하는 부모의 건강, 다른 하나는 어리의 작별- 하직 인사입니다. 남한산성 돌탑을 보수하면서 간직했던 소망을 덕유산에 와서도 빌어보자고 했고요, 또 언제 덕유산에 올라올 기회가 있고 체력이 받쳐주겠습니까? 하여, 몇 년 전부터 높은 산에 오르면 산신령을 찾아 안부를 전하고 인사를 했어요. 작년에도 멀리 영암 월출산에 가서 하직인사 드리고, 관동길을 혼자 걸으며 치악산과 대관령 산신령에게도 꾸벅 절했답니다. 우습게 들릴 지도 모르오나, 때가 되면 쪼끔 아시게 될려나 모르겠네요.


하산길 8.4킬로미터는 공중에다 헛 디딘? 걸음 수까지 만보기가 계산해서인지 2만 보(14킬로미터)로 표시됩니다. 아침 07:20 향적봉 대피소를 출발하여 12:00에 안성탐방지원센터(무주군 안성면 소재) 까지 걸은 시간은 4시간 40분인데 쉬는 시간을 제외했는지 3시간 40분 걸었다고 기록합니다. 앤도몬도 앱을 사용하지 않아 걸은 흔적은 없지만, 정병복 회원님의 핸드폰에 잘 나와있어요. 후미를 기다렸다가 택시 3대(요금 8,000원씩)에 나누어 타고 안성면사무소 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서울회관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고, 곁들여 천마막걸리도 마셨습니다. 조남수 회장님은 무사히 산행을 마친 기념으로 격려금 3만원씩 되돌려주셨답니다. 버스비 30,000원, 식사비 20,000원, 대피소 숙박비 14,000원, 택시 및 곤도라 탑승비 6,000원으로 회비 10만원에서 남은 금액이었어요.


수고 많으셨어요. 7만원의 행복! 중봉 일출, 덕유평전 천상세계, 눈꽃축제와 심신치유를 잘 경험하고 왔습니다. 어리는 사진 400장을 조금 추려서 서울교육삼락회 등산동호인 방에 올려놓겠어요. 조남수 회장님과 윤기중 단장님, 회원 여러분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88세 노익장 류기동 선배님께서도 무사히 하산하셨고, 오후 3시 10분발 전북고속버스로 3시간 달려서 서초버스터널에 도착하였어요. 감사합니다.


2월 4월대는 2월 27일(월) 태백산!! 희망자가 많아서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주차장에서 대절 버스로 간답니다. 혹시 1월26일(목) 18:30 KBS 2 생생 정보에 조금 나올련지 몰라요.









07  10:01


윤기중 단장님


류기동 선배님





14   10:38









21  12:56









28  13:18









35  14:07    신난수 대원님



권대섭 대원님


박현춘 대원님


조남수 회장님


공인영 대원님


조택현 대원님


14:09   이명하 대원님


42   14:12








49   15:10








56   15:13









64   15:33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