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강천-여주 걷기 답사를 다녀오다 (1) / 2017. 3.27 (월) 06:10 동서울터미널- 07;20 문막-09:34 대둔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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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1)
2017년 3월 27일(월) 새벽 4시 45분 벨소리에 눈을 떠서 온수와 간식 등을 챙겨서 집을 나섰어요. 잠실역 첫차가 05:35입니다. 강변역에서 06:10 문막행 버스표를 구입(6,700원)하여 여유 있게 기다렸어요. 제2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여주 부근에서 42번 국도로 문막으로 향합니다. 오늘 걸어야 할 길을 눈에 익히는 사전답사와도 같은 시간이 지나니, 예정보다 20분쯤 더 빨리 07:20 문막에 도착했어요.
처음에는 여주에서 출발하여 문막을 향해 걸으려고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거꾸로 문막- 강천- 여주행이 오후 시간을 많이 벌것 같았답니다. 도상연습해 보니 42번 국도로는 22키로였지만 고속도로나 다름없는 그 길을 피하렵니다. 옆으로 나 있는 구도로는 꾸불꾸불한 길이 두 군데나 있으니, 아마도 고개를 둘씩 넘어야 하는가 봐요. 거리도 28키로가 넘을 겁니다. 오후 3시 경에 비가 온다니 일정대로 마칠 수 있을련지 걱정을 하였지만 비도 많이 오지 않고, 온도는 7~9도 정도라 걷기에 매우 좋았어요.
원주의료고등학교와 문막교를 물어서 원여로를 확인하고 길을 재촉합니다. 문막시장 옆 문막고등학교를 지나 문막교를 건넜어요. 반계산업단지를 지나니 42번 국도 밑으로 길이 이어집니다. 무내기란 물이 나는 곳을 말하는데, 벌판에서 물이 나오면 벌무내기, 물이 나오는 골짜기를 골무내기라고 한대요. 대둔 IC 뒤로 산이 나타나는데 강원도 원주와 경기도 여주의 경계가 됩니다.
(화보 2)
42번 국도는 터널을 통과하지만 옛길은 꾸불꾸불 이어지다가 고개(당고개)를 넘어 내려갑니다. 차가 별로 다니지 않는 호젓한 길이예요. 그 전에 문막에서 다니는 버스 종점이 있습니다. 옛길에 여주 16Km라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저 아래 42번 국도는 터널 입구 표지판에 여주 12Km라고 씌여있어요. 오늘 일정의 절반 지점이고. 시간이 오전 10시쯤이니 2시간 반을 걸었군요. 고개에 식당인듯한 집이 있고, 조금 더 가니 갑자기 두 사람이 나타납니다. 어디서 오셨느냐고 묻기에 서울 사는데, 문막에서 여주까지 걷는 중이라고 대답했어요.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이 길로 차량들이 많이 다녔을 겁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좌측엔 등골산이요 우측은 삿갓봉이네요. 마치 삼남길에서 만난 차령고개와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여기가 부평고개? 삿갓고개?요, 터널은 부평터널인가 봅니다.
부평2리(삿갓봉 마을) 표지석에서 쉬며 발을 말리고 빵과 사과를 먹었어요. 이제는 여주 온천이 있는 고개를 넘어 강천면사무소로 가야합니다. 부평 교차로는 예로부터 강원도에서 서울로 통하는 중요한 도로라고 써 있어요. 그 마을 뒷산(방금 내려온 산)이 삿갓처럼 보여서 삿갓봉[입봉 笠峰 - 삿갓 입笠, 봉우리 봉峰]이라고 불렀답니다. 단종 유배시 이 길로 영월까지 갔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그렇다면 이 길이 관동대로가 아닐까요? 신정일 님에 의하면 관동대로는 동대문에서 양평- 용문- 양동- 문막- 새말- 안흥- 대화- 진부- 횡계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양에서 양평이나 여주까지 한강과 남한강을 이용하여 배로 이동하였다고 보는 견해도 있어요. 부평교차로가 생기기 전에는 어리가 방금 넘어 온 부평고개? 대둔고개?로 넘어다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리는 양평에서 용문을 거쳐 청운면을 지나 강원도 풍수원- 횡성- 둔내- 옛 영동국도- 진조리- 장평- 진부- 횡계에 이르는 길을 여러 번에 나누어 답사하였습니다. 또 문막과 원주를 거치는 길이 있다고 하여, 양평- 용문- 지평- 양동- - 문막- 원주로 이어지는 관동길도 걸었어요. 그러다가 경강선 판교와 여주가 개통되어, 그 길을 따라 걸어보자고 이번에 거꾸로 걸었지만 여주- 문막길을 택했습니다. 부평교차로에 있는 부평2리 표지석에서 단종 유배길이었을 거라는 글을 보니, 오후에 걷는 길에 힘이 되었답니다.
좌측으로 여주썬밸리 CC와 여주온천으로 가는 길입니다. 강천면 부평2리 농특산물은 쌀과 옥수수, 고구마와 버섯이라며 식당도 많아요. 부평천을 지나니 호젓한 길에 군 작전 차량이 몇 대가 지나갑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자연아래버섯이라는 표지석과 함께 요리점이 나왔어요. 고개를 몇 개 돌아가니 여주온천이고, 여기를 당고개라고 부릅니다.거기에서부터 내리막길이라 걷기가 수월해집니다. 월남참전전우회 건물이 보이고 지도에도 나와있는 걸구쟁이네 식당을 지나니 강천삼거리이네요. 좌측에 큰 공장 건물이 있지만 카메라 건전지를 갈아끼워서 셔터 누르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산을 두 개나 넘었는데도 아직 힘이 많이 남아있는 것이 다행이군요. 나중에 보니 걸구쟁이네는 사찰음식 전문인 맛집입니다.
(화보 3)
강천삼거리를 지나 주민센터- 강천초등학교 입구- 강천중학교에 접어드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우의를 입었지만 큰비가 아니었습니다. 대지가 목말라하는데 비가 듬뿍 내려야 하는데 감질날 정도였어요. 42번 국도 아래 토끼굴을 지나서 옛길이 이어집니다. 가끔 차가 지나가므로 걷기에 불편함은 없으나 건너편 농로를 이용해도 좋겠어요. 강천체육공원 입구가 나오는데, 공부가 부족하여 거기로 갈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혹시 강천보로 이어진다면 남한강을 건널 수 있으니 좀더 알아봐야겠어요.
금년에 처음으로 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축제(4월 7일- 9일)가 열린다는 플랙카드가 걸려있어요. 신륵사와 목아박물관 방향을 표시하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직진하여 거기로 가면 버스를 타야하기에 위험하지만 이호대교를 건너기로 맘 먹었어요. 좌측으로 큰길건너에 대순진리교 중앙본부 한옥이 보입니다. 거기에서 42번 국도를 타는 길이 있기에 올라섰어요. 우측에 중앙본부?로 이어지는 토끼굴이 있고, 마치 위병소처럼 건물이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직접 42번 국도로 올라설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쭈욱 개집들이 늘어서서 길손을 나무라듯이 짖어대는군요. 범접하기 쉽지 않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웬지 맘에 걸렸지만 비바람 속에 이호대교 1킬로를 건너는 막중한 일에 몰두하였습니다.
뒤에서 쏜살같이 달려드는 차량들을 괘념하지 않고 난간 쪽으로 바짝 붙어 1.5Km를 걷는데 약 15분쯤 걸린 것같아요. 무모하다고 꾸짖고 염려하실지 모르오나, 이 길 저 길 걷다보니 간 덩이가 부었나 봐요. 다리를 다 건넜지만 연양교차로까지 꽤 멉니다. 거기에서 여주역은 직선 거리로 4키로 정도 되지만 다시 42번 국도(자동차 전용도로)를 걸을 생각이 없어서 여주시청 방향으로 돌았어요. 매룡사거리부터는 보도가 있어서 한결 걷기 편했답니다. 여주자영농고는 어디쯤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가다보니 삼동삼거리 쯤해서 남한강이 보여서 가까이 갔어요. 왼쪽에 여주대교가, 오른쪽 멀리 신륵사가 보입니다. 갑자기 52년 전인 1965년 가을에 멸공65 자유기동훈련에 참가하여 새벽에 고무보트를 타고 남한강을 도하해서 장호원까지 남침?했던- 우리 12사단이 북군이고, 오뚜기 8사단은 남군이었으니까요-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 동안 큰탈없이 반 세기를 지나온데 대하여 감사드렸습니다.
영월루를 지나서 좌회전하여 여주역 방향으로 가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쉬며 양말까지 벗어서 두 발을 쉬게 헀어요. 가만히 보니 가로등 맨 우에 세종대왕님이 우리를 굽어보십니다. 하루 종일 모습을 감추어 서늘한 날씨를 선사하신 해님이 슬쩍 얼굴을 내밀고 계셔서 감사드렸어요.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걷기만 했답니다.
화보(4)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로터리에서 이리저리 훓어보고 여주역 안내 화살표대로 갔지만 여주향교 입구만 보일 뿐이고 찾기 어려웠어요. 그런데 새로 난 길쪽을 보니 저기 42번 국도 뒤로 열차가 보입니다. 아, 기차인데 지하철처럼 여주 시내 한 복판 지하에 신설해놓은 것으로 착각했었어요. 포도나무 덩쿨에 색종이를 붙여놓았는데 왜 그런지 궁금했지만 맘이 급해서 통과했어요. 그 사이에 열차(아마도 4량인 것같았어요)가 출발합니다. 차분히 맘먹고 걸어서 여주역에 도착하여 경로우대증을 댓더니 통과하래요.문막에서 걷기 시작한 것이 오전 7시 25분이고 여주역 도착이 오후 3시입니다. 7시간 30분 동안 30킬로미터를 걸었군요. 열량 소모가 1,700 Kcal이니 과다한 걷기 운동을 하였습니다.
경강선(판교-이천- 세종대왕릉역- 여주) 여주역은 42번 국도와 나란히 달려가고 있었고 강천, 문막, 원주 방행으로 이어질 것같아요. 중앙선은 문산에서 용문역까지 이어지고, 용문역에서 서원주역까지 새로 만든 철길이 속도를 냅니다. 아마도 여주에서 서원주로 공사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군요. 다음 열차는 오후 3시 20분인데, 차를 타고 나니 갑자기 시장기가 엄습했습니다. 눈치를 보다가 옆사람이 무얼 먹고 있기에 저도 배낭에서 크림이 얹어진 빵을 손으로 잘라서 몇 번 먹었어요. 걸구쟁이집을 지날 때에도 몰랐던 걸구가 튀어나온 모양입니다. 여주역에서 판교역까지는 40분 걸렸어요. 배차가 20~40분 간격일 것 같은데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지상철 공짜(경로 우대 무료)를 타려고 문막에서 하루 종일 산을 두 개나 넘어 달려온 셈입니다. 집에 도착해서 겨우 사진작업만 해놓고 잠에 빠져들었어요. 피곤하지만 무언가를 해 낸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걷기만 하고 겉 모습만 보고 왔을 뿐이고, 주위를 살피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요. 그래서 두 세번 걸어도 그 길을 또 걷고 싶은가 봐요. 감사합니다.
산을 두 개나 넘느라고 꾸불꾸불한 길을 걸어서 30키로미터였어요. 42번 국도는 22키로미터입니다.
06:10 동서울발 원주행 버스를 탔어요.
원주 문막입니다.
건등사거리를 건너갔다가 좌측 옛길을 걸었습니다. 큰 고개를 둘이나 넘었어요.
42번 국도(자동차 전용도로)는 이호대교 부근 1.5키로를 걸어 남한강을 지나갔습니다.
09 07:37
안경백화점 좌측 길을 걸었어요.
19 07:50 좌측으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는 문막 톨게이트를 지납니다.
문막성당이 보입니다.
29 08:04
저 앞에 가는 빨강 옷을 입은 여자분이 출근길인듯 산업단지까지 길잡이를 해 주었어요. 감사합니다.
문막고등학교
문막교는 둘입니다. 옛길을 이어주는 다리와 42번 국도를 이어주는 큰다리이지요.
문막교
건너편 크고 긴 다리가 42번 국돟를 이어주는 문막교입니다.
저기 다리 밑으로 강천 가는 길이 이어집니다.
40 08:31
이 다리 밑에서 쉬며 김밥 한 줄로 아침을 먹었어요.
논에서 모래를 채취합니다.
벌무내기 동네 버스 정류장입니다. 무내기란 무슨 말일까요?
찾아보니 무내기란 물이 나오는 곳이래요. 물이 나오는 골짜기가 골무내기, 들판(벌)을 벌무내기.
50 09:20
지금은 빈들, 빈 논이지만 조금 지나면 파릇파릇 초록빛 꿈이 열글어가겠죠?
56 09:34 대둔IC 입구 통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