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이야기B

오랜만에 남한산성 둘레길을 걸었다 / 2020. 9.16(수)

august lee 2020. 9. 16. 15:56

 

참 오랜만에 산에 왔습니다. 항상 다니던 남한산성 둘레길. 대한민국에서 두번째로 깊다는 8호선 산성역에서 내려서 에스컬레이터로 한참 오르고 또 올라와야 합니다. 큰길 건너 폭포수공원에서 성남누비길 1구간 산성길 능선을 따라 걷다가 왼쪽으로 돌면 옥천약수 玉泉藥水터가 나옵니다. 가믐에 끊어졌던 물줄기가 콸콸 쏟아집니다.

 

                                                       옥천약수터

 

 

계속해서 오솔길을 따라오르면 산성영천 山城靈泉약수터- 거암거석  巨岩巨石을 지나  '어릿길' 1, 2, 3, 4, 5 계곡길이 나옵니다. 약 700미터 지름길을 걸으면 돌탑이 나오고, 곧바로 위례신도시 소공원을 만납니다.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남한산성 가는 버스길과 닭죽촌이 보이는 조망대 벤취

 

평상 넷에다 가운데 반원형 나무쉼터가 있는 곳에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어리가 거의 매일 즐겨 찾았어요. 한 달에 한 두번은 골프장 옆길을 지나고 제법 기다란 계곡을 따라 남한산성 성곽까지 올라가서 제6암문으로 수어장대를 찾기도 합니다.

 

또는 골프장을 지나서 두 세개 능선을 넘고 암자와 돌탑길을 걸으면 南韓泉 약수터와 일장천 日長泉약수터가 나옵니다. 거기에서 유일천 乳一泉약수터를 지나면 학암동에 이르고 버스 종점에서 잠실역으로 귀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소공원 평상이 목적지입니다.

 

나무평상 4군데, 가운데 반원형 조형물 쉼터가 있는 곳- 어리의 목적지 (4.5Km 지점)

 

오늘은 참 이상합니다. 등산객도 산책객도 아무도 보이지 않고, 흔하던 새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점심 먹으면서 빵부스러기를 던져주는데 크고작은 개미들도 한 마리 없습니다. 그렇게 귀찮게 덤비던 하루살이들도, 떼지어다니던 고추잠자리도 안 보여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다더니 미리 알고 대피한 걸까요? 커피 한 잔을 먹고나서 책을 읽습니다.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어요.

깨달음만이 희망이다 '힐링소사이어티' ㅡ 20년 전에 구입하여 1독 후 던져두었던 것인데 근자에 책정리하다가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더 훓다가 가져왔어요. 일지 一指 선생은 모든 생명믜 흐름을 관장하는 영원한 우주의 질서가 율려 律侶라고 말합니다. ~ 율려를 품고 있을 때, 당신은 우주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은 곧 당신이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룬 생활을 실천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위가 너무 조용하니, 엄숙하고 마치 이 세상의 종말이 왔는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남쪽에서 검은 구름떼가 몰려오니 책을 읽는 여유를 부릴 겨를이 없어, 곧바로  베낭 메고 하산길을 서둘러야겠습니다.

 

다행히도 비를 맞지 않고 무사히 귀가할 수 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