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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에티켓 / 영삼성 2014.1.2

august lee 2014. 1. 7. 04:52

 

"아르바이트생, 당신의 신하가 아녜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에티켓

 

웃는 낯에 침 뱉으랴’라는 속담처럼, 친절한 사람에게 나쁘게 대할 수 없는 법. 우리는 서로 존중하고 예의 바른 행동을 하는 ‘에티켓’이 얼마나 중요한 행동인지 잘 알고 있다. 에티켓은 사랑하는 연인 혹은 가족 사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에티켓은 바로 당신이 연인 혹은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것이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에티켓을 소개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들을 배려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매너 있는 행동 하나만으로도 더 대접받고 존중받는 손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가는 주문이 고와야 오는 팝콘도 많다: 주문할 때 에티켓

 

은혁: (한 손으로는 전화를 받고 다른 한 손으로 카드를 던지며) 팝콘! 고소한 거
가영: (방긋 웃으며) 팝콘 고소한 맛 라지 사이즈로 하나 주세요. 가득 담아주세요~


은혁이와 가영이는 같은 팝콘을 주문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은 은혁이에게는 정량의 팝콘을, 가영이에게는 산처럼 높게 쌓인 팝콘을 주었다. 이 작은 차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주문할 때 에티켓을 지키는 것은 고객과 아르바이트생의 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봐도 매우 중요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르바이트생의 당연한 일이지만, 처음 보는 그에게 존댓말과 매너 있게 대하는 것 역시 손님으로서의 당연한 에티켓이다.


- 반말하거나 욕하지 않기
- 카드와 현금은 던지지 말고 직접 아르바이트생에게 건네주기
- 주문할 때는 주문만 하자 (전화를 받는 등의 다른 행동을 하며 주문을 하지 말자).

이 당연한 세 가지만 지켜도 충분하다. 거기에 훈훈한 미소와 “많이 바쁘시죠?”와 같은 별거 아니지만 아르바이트생들에겐 큰 힘이 되는 멘트를 날려준다면 당신은 그들에게 훈훈하고 매너 있는 손님으로 기억될 것이다.


물건은 제자리에! : 정리 정돈 에티켓

 

▲ 내 옷방이 아니다! 종종 볼 수 있는 '실제' 옷 가게의 모습


엄마가 방에 들어올 때면 늘 하는 말이 있다. “내가 물건 썼으면 제자리에 놓으라 했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 말, 마음속에 잘 새겨라. 당신을 매너 있는 손님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가끔 서점과 옷 가게에서 내가 원하는 것 대신 엉뚱한 것이 있어 곤혹스러운 적이 있었을 것이다. 물건을 제자리에 놓는 것은 아르바이트생의 업무 중 하나다. 그러나 넓은 매장에서 손님들이 중구난방으로 던져놓은 물건을 즉각적으로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옷을 입어본 후 다시 잘 개서 그 자리에 놓아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꼭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서점에서 책을 보고 나서 혹은 옷 가게에서 옷을 구경한 후에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기만 하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아르바이트생의 고생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당신을 포함한 손님이 겪는 불편함 또한 조금 덜어줄 수 있다.

 

+ 덧붙여서, 패밀리 레스토랑의 샐러드 바에서 집게를 집었을 때 집게에 묻은 음식물이 손에 고스란히 묻었던 경험이 있는가? 샐러드 바에는 모든 음식 옆에 집게를 놓는 접시가 따로 있다. 아르바이트생이 틈틈이 집게를 닦고 다시 제자리에 놓지만, 한 번 집고 그대로 음식이 있는 접시에 놓는 손님들이 많아, 이 역시 그때마다 바로 처리하기가 힘들다. 아르바이트생을 위해, 그리고 당신을 포함한 다른 손님을 위해 집게로 음식을 집은 뒤에는 꼭 제자리에 놓는 것을 잊지 마시라!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 떠날 때 에티켓

 

▲ 영화가 끝난 후 극장의 모습


그렇다. 매너 있는, 에티켓을 아는 손님은 떠난 뒤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하지만 가끔 머문 자리가 아름답지 않은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극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영화가 끝난 후 텅 빈 상영관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바닥에는 팝콘이 널브러져있고, 음료 컵과 쓰레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좌석도 많다. 영화를 본 후 퇴관하는 통로에 쓰레기를 버리는 쓰레기통이 엄연히 존재한다. (일부 극장에서는 쓰레기통 앞에 아르바이트생이 있어서, 쓰레기를 그들에게 건네주기만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입장할 때는 팝콘과 콜라 등을 한아름 들고 오지만 나갈 때는 빈손으로 나가곤 한다.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을 가면 사람은 없는데, 다 먹고 남은 쓰레기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테이블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아르바이트생들이 테이블 정리를 하지만 이 역시 일반 식당과는 달리 손님이 떠날 때마다 바로 이뤄지기 힘들다. 그래서 간혹 어쩔 수 없이 본인이 먹은 것이 아님에도 다른 손님이 테이블을 정리하는 사태도 발생한다.


▲ 재활용, 참 쉽죠?

패밀리 레스토랑과는 달리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에서 테이블을 치워주는 아르바이트생이 따로 없다. 먹은 뒤 남은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손님의 몫이다. 그렇다고 치우는 것이 그렇게 거창한 일도 아니다. 주문하고 받았던 접시 그대로 남은 쓰레기들을 접시에 모아 매장에 비치되어있는 쓰레기통에 재활용하거나, 나갈 때 주문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다시 직접 건네주면 된다.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이다. 서로 존중하며 에티켓을 지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연한 행동이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에티켓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매너 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아르바이트생은 당신에게 환한 미소와 함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고객님!”이라고 말해줄 것이다.


# 특별 부록: 별에서 온 그대, 아르바이트생이 만난 특이한 손님


#1 편의점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는 A군. 한 취객이 현금인출기에 돈이 나오질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A군은 황급히 편의점 밖으로 나왔는데…… 현금인출기 앞에선 취객이 카드만 넣은 채 “돈 나와라. 얍!!!”이라고 주문을 외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 손님은 아무래도 술이 아닌 돈을 만들어내는 마법의 열매를 먹었나 보다.

#2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B군. 한 여성 손님이 들어왔다. 그분은 곳 어떤 맛이 맛있는지 하나하나 묻기 시작한다. 여성은 B군의 설명을 가만히 듣다가 ‘맛보기 찬스’를 쓰기로 한다. 스푼 한가득 아이스크림을 퍼서 여성에게 건네는 B군. 하지만 여성은 “주세요. 아~~” 를 외치며 입만 벌리고 있었다! 그 여성의 친구들이 말려도 꿋꿋이 입만 벌리고 있는 그녀. 결국 B군은 그 여성에게 31가지 맛을 모두 직접 먹여주었다는 황당한 사건.

#3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C양. 비가 쏟아지는 어느 여름날이었다. 한 훈남 손님이 매너 있게 본인이 먹은 접시를 직접 C양에게 건네주었다. 방긋 웃으며 “감사합니다 고객님!” 이라고 말한 C양에게 훈남은 이렇게 말했다. “감사하면 제가 우산이 없어서 그러는데, 카페 바로 앞 저희 집까지만 데려다 주시면 안 될까요?” C양은 본인의 우산으로 훈남의 집까지 데려다 줬다. 이 둘은 이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은 행복한 연인 사이가 되었다고. 매너 있는 행동엔, 반드시 보답이 따른다.

글 : 최은혁 / 사진 : 이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