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이야기B 68

“내 행위가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만 행동하라”-김기현 교수 / 중앙일보 2020.11.27

[김기현의 철학이 삶을 묻다] 불편부당한 도덕의 세계를 건축한 임마누엘 칸트 독일 화가 에밀 되르스트링의 작품 ‘칸트와 손님들’. 임마누엘 칸트가 동료들과 토론하는 모습을 담았다. [사진 위키피디아] 쾌감과 고통으로 어우러진 정서의 세계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잠에서 깨어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마실 때의 쾌적함, 거실로 나설 때 풍겨오는 은은한 커피의 향은 삶에 풍미를 준다. 녹슬듯이 바래가는 초겨울의 단풍잎을 보며 쓸쓸해 하고, 가까운 사람을 떠나 보내며 슬퍼하기도 한다. 쾌감과 거리가 먼 이런 감정들마저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채색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감정은 선물이지만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때론 쾌감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욕망을 낳으며, 삶을 휘젓기도 하기 때문이다. 욕망..

새롭게 열린 '남파랑길'로의 초대- 박경일 기자 / 문화일보 2020.11.5

부산서 땅끝마을까지 1470Km- 바느질하듯 이어붙인 길을 따라 걷자 부산 오륙도서 해남 토말탑까지…하루 1코스씩 석달 걸려 대도시 도로, 갯벌과 논둑길 등 평범한 삶을 가로지르기도 미황사 출발 ‘달마고도길’… 도솔암서 본 경관이 하이라이트 해파랑·서해랑·평화의길 모두 이으면 ‘코리아 둘레길’ 완성 한반도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걷기 코스인 ‘코리아 둘레길’이 있습니다. ‘만들어진’ 길은 아니고, ‘아직 만들고 있는’ 길입니다. 다 만들고 나면 동·서·남해안과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을 걷는 총연장 4500㎞의 걷기 길이 완성됩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10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5.7배. 매일 20㎞씩 하루 대여섯 시간을 걷는다 해도 완주(完走)에 7개월 보름이 소요되는 길입니다. 코리아..

일과 휴가의 병행 ‘워케이션’ 시대, 멀지 않았다- 김경훈 소장 / 동아일보 2020.10.31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미국 캘리포니아 캠핑지 타호 마운틴 랩에서 여행객들이 노트북을 켜 놓고 업무를 보고 있다. [Tahoe mountain lab 제공] 관광지로 유명한 지방에서 작은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훈 씨는 최근 자신의 호텔 안 커피숍 의자를 대거 교체했다. 기존 카페용 의자를 장시간 앉아서 노트북컴퓨터로 작업할 수 있도록 팔걸이가 있는 기능성 사무용 의자로 바꾼 것이다. 객실 인테리어도 디지털 노마드 분위기에 맞춰 리모델링 중이다. 왜냐하면 일주일 후 L전자 마케팅 부서 프로젝트팀 40명이 6개월간 묵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6개월 후 S텔레콤 디지털 워크 분석팀원들이 1년간 이 호텔을 숙박 겸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김씨의 호텔은 ‘워케이션’(work+..

부모찬스 없다…中 한반도 급습에 줄줄이 참전한 美장군 아들들- 채인택 기자/ [중앙일보] 2020.10.24

부모 찬스 따위는 없었다. 그들은 오히려 부모의 명예에 먹칠하지 않기 위해 힘들고 위험한 임무를 자원했다. 70년 전인 1950년 발발한 6·25전쟁에서 한국민의 자유와 자신들의 명예를 함께 지킨 유엔군 장군들의 아들 이야기다. 당시 국군과 미군, 영국군을 비롯한 유엔군은 비상한 각오로 북한군과 중공군의 공세를 필사적으로 막아 정전을 이뤘다. '전차군단'으로 유명한 조지 패튼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미국이 6.25 전쟁 기간인 1953년 발행한 기념우표. 패튼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불굴의 의지와 추진력, 그리고 해박한 전쟁사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창의적인 작전으로 파시스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패튼의 아들인 조지 패튼 4세도 전차중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중국과 북한이 10월 25일 중공군의..

“이젠 지쳤다”… 웃는 듯 울고 있는 광대의 고백- 김병종 / 문화일보 2020.10.27(화)

김병종의 시화기행 ■ (50) 파리 몽마르트르 20대부터 명성과 부 쌓은 화가 물감 마르기도前 팔려나갔지만 평론가들로부터 평생 외면받아 날카롭고 폭력적인 검은 선묘 분노의 힘으로 할퀸 붓질일까 광대 얼굴엔 화가가 겹쳐보여 “여기까지다” 끝내 세상과 작별 “저것이 베르나르 뷔페의 집입니다.” 오래된 몽마르트르 올라가는 길목의 단아한 이층집 한 채를 가리키며 당시 한 한국인 미술평론가가 말해줬다. “생각보다 작네요?” 했더니 그가 웃으며 말한다. “미안, 그의 많은 집 중 하나입니다. 섬 하나가 통째로 그의 것이기도 했죠.” “집을 모으는 취향이 있었나 보군요.” “가난에 대한 채워지지 않은 허기에, 전쟁으로 쫓겨 다닌 기억으로 집에 집착했던 것이 아닐까 싶군요.” “지금 저곳에 그가 살고 있나요?”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