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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구건조증 환자 225만 명… 어떻게 대처하나 스마트폰 등 영향 환자 급속 확산 방치시 만성으로 악화 가능성도 눈물분비 적으면 이물감·건조감 이달부터 ‘진단키트’ 건보적용 10분이면 간단하게 염증 진단 염증있을 땐 항염증제치료 필요 각종 빛에 노출되는 현대인들은 눈의 피로가 심각하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안구건조증’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기가 건조한 요즘은 특히 안구건조증 환자가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186만 명 선이던 안구건조증 환자는 2013년 212만 명, 2015년 217만 명, 2016년 225만 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안구건조증을 노화나 피로 등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안구건조증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안구건조증을 방치하면 문제가 커진다는 사실이다. 차흥원(서울아산병원 교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21일 “안구건조증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안구건조증으로 악화할 수 있고, 각막에 미세한 상처가 반복되거나 각막이 점점 뿌옇게 흐려지면서 심각한 각막 궤양에 이를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와 예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구건조증, 진단이 중요 = 사람의 눈은 항상 촉촉하게 젖어있어야 눈을 깜빡이고 움직일 때 불편함이 없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지나치게 많이 증발하거나 눈물 분비량이 부족해 눈이 시리며 이물감과 건조함 같은 자극 증상을 느끼고, 심하면 안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보통 △건조함 △따가움 △시력 흐려짐 △빛 민감 △이물감 △과도한 눈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피로나 노안 등으로 가볍게 여겨 치료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먼저 안구에 충분한 눈물이 확보되지 않아 세균 감염 가능성이 커지고, 안구 표면에 상처가 생기거나 간혹 시력도 떨어지게 된다. 또 직장 생활이나 야간 운전, 컴퓨터 사용이나 독서, 콘택트렌즈 사용 등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이 따른다. 따라서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내 그에 맞는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안구건조증은 염증을 동반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뉘는데,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염증성 안구건조증일 경우에는 면역억제제, 소염제, 항생제 처방으로 항염증 치료를 해야 한다. 반면 비염증성 안구건조증일 경우에는 인공눈물, 누점폐쇄술, 오메가3 처방 등 균형이 깨진 눈물 막을 보충해주는 방향으로 치료하면 된다. 보통 염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항염증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염증이 없는 안구에 항생제 처방을 하면 불편감 등이 더해지고 항생제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염증이 있지만, 인공눈물만 처방받으면 치료를 제대로 못 하게 된다. 실제 2014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안과협회에 따르면 인공눈물을 처방받은 환자의 약 50%, 항염증제(사이클로스포린)를 처방받은 환자의 약 50%가 치료에 실패한 것으로 보고됐다. 염증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탓이다. 그동안 안구건조증 염증 여부는 눈물을 채취해 대학병원급 연구기관에서 생화학 분석을 실시해야 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 ‘인플라마드라이’라는 간편한 진단키트가 개발돼 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항목으로 인정받으면서 10분 정도 만에 손쉽게 염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최철영 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는 “염증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플라마드라이 검사를 시행하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 그에 따른 치료가 한층 정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눈 자주 깜빡여야 = 주천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눈을 감고 눈을 쉬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주 교수는 눈을 자주 깜빡일 것을 권했다. 현대인들은 건조한 실내에서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을 자주 보는 데다, 집중하면서 보는 탓에 눈 깜박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안과학회에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1분에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휴식을 취할 때는 20회였지만, 책을 읽을 때는 10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작업할 때 8회 등으로 감소했다. 안구건조증을 가진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눈이 건강한 아이보다 5배 이상 길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눈 깜빡임이 적을수록 안구에 촉촉한 눈물 막이 유지되기 어렵다. 50분 정도 집중하면 10분 정도는 눈을 감고 있거나 먼 곳을 바라보는 등 눈에 힘을 빼야 한다. 눈이 건조하다고 세수를 하면서 눈을 물로 적시는 경우도 있지만, 권장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주 교수는 “수돗물은 눈물과 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물이 마르면 오히려 더 건조해질 수 있다”며 “인공눈물이 좋지만, 없다면 그냥 눈을 감고 있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서도 안구건조증을 완화할 수 있다. 눈을 청결한 상태로 유지해 염증이 생기는 것을 차단하고, 너무 춥거나 건조한 환경은 좋지 않다. 실내온도는 18∼24도, 습도는 40∼70%를 유지한다. 버스 등 흔들리는 곳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도 눈에 피로가 심해지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