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삼락회 등산부에선 2008년 9월 4일(목) 10:00 관악산공원 입구에 모두 열 두 분이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임장규 회원님도 나오셨는데, 권영춘 총무님은 집안에 일이 있어 부득이 빠지셨어요.
제1광장- 제2광장- 삼성산- 무너미 고개 방향- 제4 야영장- 호수공원 코스로 정했답니다.
관악구에 새 해가 오면 미당 서정주
관악구에 새 해가 오면
낙성대의 강감찬 장군의 넋이
먼저 일어나시어 소리 치신다.
"너희들은 왜 쪼무래기로만 남으려하느냐?
이 세계의 최대 강국이던
(?키타이)를 쳐부수던 내 힘을
너희는 어찌해서 깡그리 다 잊어야만 하느냐"고 ......
관악구에 새 해가 오면
신림동에 사시던
조선시대 최대의 서정시인
신자하 님의 넋도
곰곰히 이어서 말씀하신다.
"자네들은 어째서 또 사랑마저 잊었는가?
겨레가 겨레끼리 사랑하고 살어야 하는
그 근본정신까지 잊어야만 하는가" 하고......
그러면 관악산의 철쭉꽃 뿌리들은
나지막한 소리로 응얼거린다.
"아무리 치운 겨울날에도
우리들 뿌리들만은 어제나 싱싱하여
한 봄에 꽃 필 채비를 하고 있소.
당신들도 그래야만 할 것 아니오?" 하고......
그러면 관악산 까치떼들이
짹짹짹짹 조아리며 세배를 한다.
단군자손 여러분께 세배 올리오
우리들 까치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단군 할아버지의 그때부터 벌써
그 곁에서 모시고 살아왔거든요" 하고......
여러 차례 관악산에 왔지만 일찌기 서정주 시인이 여기 관악산에서
이런 소리를 가슴으로 들었다는 이야기도, 그 내용도 모르고 지나치다가
오늘에서야 詩碑를 읽어보고 빚을 진 것같이 느껴져서 여기에 그림도 함께 전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서야 제 귀에도 마음 속에도
강감찬 장군님의 우렁찬 호령과 자하 시인님의 다정한 음성,
철쭉과 까치떼의 소리가 흐르는 물 소리와 한데 섞여서
조금씩 간간이 들려오는 것같군요. 허허 등산도 하고 뭔가도 좀 얻어가고 오늘은 1석3조 했내요.
거북바위가 오늘의 목표입니다. 점심을 내려가 먹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하산해야 합니다.
자하정 아래 호수 바닥을 깨끗이 치워내는 분들이 있었어요. 수고 많으십니다.
미당 서정주 선생이 관악구를 예찬한 글을 새겨 놓았습니다.
삼미옥이라는 유명한 설렁탕집에서 점심을 먹고 헤어졌습니다.
임장규 회원님이 하사하신 잇몸 사이를 닦는 간이칫솔입니다.
임 회원님의 배려에 감사하며 튼튼한 잇몸을 간직하겠습니다.
우리 동네 대추나무에 주렁주렁 대추가 많이 열렸어요. 배도 부르고 마음까지 풍요로워집니다.
좋은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신단련 > 삼락회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당선 이매역에서 모여 영장산을 다녀왔어요. (0) | 2008.10.16 |
---|---|
불암산 산행일지 - 4호선 상계역에서 불암산 정상 거쳐 당고개역 (0) | 2008.09.25 |
녹번역에서 탕춘대 아랫길을 거쳐 족두리봉까지 (0) | 2008.08.28 |
817 우면산 걷기 - 산림욕의 효능에 대하여 (0) | 2008.08.17 |
독바위역에서 족두리봉과 탕춘대를 지나서- 조영남의 푸른 잔디 (0) | 2008.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