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신록 / 서정주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고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56 12:10
66 12:18
76 12:27
86 12:36
96 13:00
102 13:27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