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단련/산티아고 순례보고

33. 산 안톤 - 공항- 기념비 -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 나자로 호텔 / 2012. 6. 7 (목)

august lee 2012. 7. 21. 02:51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광장에 도착한 한사모 삼총사 - 진풍길, 이창조, 박찬도 님 (2012. 5. 6- 6. 7 )    

 

아침에 비가 내려 우장을 쓰고 출발합니다. 이제까지 좋은 날씨를 주셨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티아고 16키로 지점을 통과했어요. 도중에 단층짜리 무슨 호텔 식당이라는 곳에서 아침 요기를 하고 떠났는데, 도사들이 흙탕길인 자전거길로 잘못 들어가서 겨우 빠져나와 후미와 합류했습니다.  13키로 지점에서 산티아고 공항 외곽시설을 빙돌았는데, 철조망에 나뭇가지로 십자가를 만들어 붙여놓았어요. '무슨 뜻일까? 세속에 돌아가서 십자가의 의미를 맘속에 새기고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인가?' 푸념을 하다가 '남들 말하지 말고 어리, 너나 잘 하세요! 맘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 자신과 가족과 이웃과 나라를 위해 협력하고 봉사하는 생활을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정말이냐, 너 그렇게 안 하면 폭풍우를 내려 혼 내줄거야!'라 듯이 또 퍼붓습니다.

 

비가 그치고 찻길 옆에 순례자들을 위한 도보길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쏜살같이 차가 달리다가 보행자가 다치기 쉽겠어요. 캠핑 산 마르코스- 청소년 야영장 옆 바에서 요기를 하고 떠나는데. 인공발을 단 청년이 자전거로 카미노길을 완주하고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광장에서 기쁨에 넘쳐 자전거와 짐 세 개를 번쩍 드는 사진이 눈에 띄였습니다. 대단하군요. 정말 고생 많았군요. 박수를 보냅니다. 그 사진을 복사해서 여기에 한 번 옮겨와 볼까요?

 

 

기념비가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조금 더 내려가니 산티아고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돌조각 구조물은 찍으려고 하니, 웬 할배가 딱 버티고 앉아서 같이 찍어달라는 듯이 움직일 생각을 안 합니다. '나도 저 노인처럼 변통없는 할배새가 되어서는 안되겠구나' 그걸 알려주려고 온 누구 심부름꾼 같기도 했어요. 도로와 철도 위로 난 다리를 건너니 로마 병정상과 무슨 인물 기념비(아마도 산티아고를 빛낸 영웅들?)가 서 있습니다.

 

한 달 이상 걷고 또 걸어서 당도한 땅이 아니더냐? 눈물이 조금 날 것도 같고, 무엇이 가슴에 울컥 치미는 것같기도 했어요. 악귀를 쫓는 얼굴상을 찍느라고 후미가 조금 쳐집니다. 아마도 그 기분, 그 속도로 콤포스텔라에 들어갔으면, 눈물방울이라도 흘렸을 것같아요. 그런데 우리 6인방은 내일 피니스텔라와 묵시야도 가야 하고, 6월 10일(일) 오전 11시 순례자 미사를 마치면 밤차로 마드리드로 가야 합니다. 심야 버스의 차표도 예매하고 점심을 먹어야 했기에 도중에 차부- 버스 터미널-로 향했답니다.  

 

터미널에서 귀국하는 한국 여학생을 만나 정보도 얻고, 차표를 예매한 다음에 점심까지 먹었어요. 그리고 나서 여유만만하게 배낭을 메고 시내로 들어갑니다. 저 멀리 대성당 첨탑이 보이는데 또 비가 내려요. 우리는 축복과 환영의 선물로 생각하고 걸어서, 통키호테 광장에 나와 계시는 나 신부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스템프가 찍힌 크리덴셜을 내놓고 인증서를 받아올 때까지 40 여 분간이나 나 신부님은 배낭 6개를 지켜봐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우리 순례길 지도신부님!

 

인증서를 받아 배낭을 메고 대성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먼저 참배코너로 들어가서 제대 쪽 좌측 야고버 좌상을 끌어안고, 우측에 모셔진 야고버 시신이 담긴 묘소에 인사를 드렸습니다. 나중에 보니 돌계단이 닳고 닳았어요. 성당을 빙 한 바퀴 돌고 난 후에 대광장으로 나와 한쪽 구석까지 가야 성당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사흘 전에 도착하여 다른 곳을 들린 이용희 님 부부를 우연히 만났어요. 그러느라고 감흥이니 눈물이니..... 뭐 그럴 겨를이 없었습니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조용히 감추며 뒤로 물러서는 외국 여인을 보고, '아! 저 부인은 혼자서 외롭게 걸으며 고생을 많이 했구나! 축복을 받고 있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발자욱으로 닳고 닳은 참배 대리석 계단  -  세상에 네상에 돌이 이처럼 닳다니....        

 

 

이제 숙소를 정해야 합니다. 나 신부님을 따라 대신학교 건물에 있는 호텔에 갔어요. 30유로를 주더라도 산티아고에서는 호텔에머무르기로 했어요. 그런데 프론트에서 빈방이 없다고 정중히 거절합니다. '그래, 알았어요. 땀에 절고 냄새 나는 노숙자 같은 사람들에게 방을 내줄 수 없겠지요.' 버스터미널 부근에 숙소를 정하기로 하고 조용히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10유로라는 광고를 보고 찾은 알베르게는 지하나 다름없고 조그만 방에 침대가 꽉 차서 숨이 먹힐 지경이었어요. 잠깐 보류하고 박윤건 단장님과 진풍길 님이 큰길가 나자로 호텔을 찾았습니다. 그 덕분에 참으로 우연하게 모든 것이 그 시간에 딱 일치되어 호텔 다락방을 얻었어요.

 

'빈방이 없는데 다락방이라도 괜찮겠느냐?' 가 보고 '바닥에 메트레스를 깔아줄 수 있느냐?' OK! 그렇게 해서 3일간(6월7일과 9일 및 10일, 2인 1실) 독채 전세식으로 방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1인당 20유로라고 해두죠. 박 단장님과 진풍길 님,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여기서는 적선지가보다 야곱 성인이나 산토 도밍고님께 먼저 감사인사를 드려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아메날

 

 

 

 

 

 자전거길 표지입니다.

 

 

  

 산티아고 공항 외곽 시설을 지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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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1일 마드리드행 밤차 차표를 예약하고 점심을 먹으려고 버스터미널에 갔습니다.

 

 

 

 산티아고 대성당 가는 입구

 

우리보다 하루 먼저 입성하신 신부님께서 마중 나와주셨어요. 배낭도 지켜주셨습니다.      

 

 

 

우리가 스템프를 받은 크리덴셜을 확인하고 졸업증명서를 내주는 곳입니다.         

 

 

 

 

 

 

 

 

 

 

 

한사모 삼총사가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광장에 섰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일흔이 넘어 해냈어요.     

 

성 야고보 무덤에 안치된 시신 - 제대 뒤 참배코너

 

제대 위에 모신 성 야고버의 좌상 (뒷면) - 박찬도님이 껴안고 진풍길님은 기다립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다녀가신 표징인가 봅니다.

 

  

 

 

 

 성당을 나와 돌계단에서 기념촬영하는 어리 영감

 

 숙소 나자로 호텔로 가는 길

 

 하마트면 숙소로 잡을 뻔 했던 제일 낙후된 알베르게 거실, 취소하고 나자로 호텔로 들어갔어요.   

 

 

한국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알베르게를 소개해 달라고 요청하였어요.

 

나자로 호텔 입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