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단련/삼락회 산행

70대 실버 15명이 우중에도 지리산 절반종주하고 오다 (1) / 2013. 5. 26 (일)

august lee 2013. 5. 28. 20:53

 

순천시에 자리잡은 구례구역에서, 자! 출발입니다. 힘 내세요!!

 

2013년 5월 26일(일) 아침 일찍 잠실3동 성당에 갔더니 첫미사가 오전 6시 30분에 있데요. 40 여 분을 성당 마당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었습니다. 실버 봉사단에서는 일찍 나오셔서 청소를 하고 촛불 기도대도 말끔히 치우셨어요.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으나 주일미사만 참석하는 어리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였습니다.  삼위일체 대축일 미사의 박성칠 주임신부님 강론말씀을 옮겨 놓았어요.

 

오늘 10시 30분까지 용산역에 모여 전라선 기차를 타고 구례구 - 성삼재까지는 택시를 타고- 1시간 남짓 걸어가서 노고단 대피소에서 잠을 잔다는 생각을 하였어요. 2011년 삼락회 등산부 멤버들과 1박 2일로 뱀사골로 내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보다 곱절은 더 걸어야하는데 10키로가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걸을 생각을 하니 조금은 걱정되었어요. 삼위일체 축일 미사가 끝나자마자 집에 와서 조반을 먹고 최종 점검을 하였는데 이것저것 덜어내야 할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1년 전 카미노길을 걸을 때 짊어졌던 무게를 훨씬 더 초과하여 13킬로그램이나 되는 배낭을 메고 집을 나셨어요. 오전 10시에 용산역에 도착하니 윤기중 대장님이 먼저 와 계셨습니다. 금방 일행 8명이 다 모였는데, 점심으로 도시락을 사려고 하니, 김밥이며 떡이며 많은 것을 준비해 오셨어요. 우리는 노고단 산장에서 1박할 A1, A2팀이고, B1, B2팀은 밤 10시 10분 기차를 타고 와서 27일(월) 새벽에 노고단 산장에서 합류할 것입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구례구에서 택시 2대에 나누어 타고 성삼제에 도착하여 배낭을 메고 걷는데 숨이 차고 뒤뚱뒤뚱 무게 중심을 잡기가 곤란하였습니다. 차도가 아니라 계단을 올라가면 거리가 훨씬 단축되는데도 힘을 아껴서 천천히 뚜벅뚜벅 걸으니 점차 익숙해졌어요. 구름이 잔뜩 깔려서 조망대에서 아무 것도 볼 수 었었습니다.구름인지 안개인지 가려서 이번 산행이 비를 동반한 힘든 산행이 될 것 같았으나, 잘 이겨내기로 맘 먹었어요. 어리보다 10년이나 더 나이 드신 오재순 선배님, 희수를 맞이하신 윤기중 대장님과 박찬도 님,... 동행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녁을 지어 먹고 일찍 잠 자리에 드니 잠은 금방 오지 않고 이런 저런 생각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저녁 먹을 때에 옆 자리에 앉았던 젊은이들이 홍어회를 주어서 모두 두어 점씩 먹었어요. 높은 산에 오니 하계를, 속세를 떠난 것같이 느껴졌어요.새벽 1시에 화장실에 다녀와서 누워있으니, 서울학생교육원과 교육연구원, 시교육청 근무시절에 있었던 일, 전혀 생각 나지도 않았던 15년 전 잊혀진 일들이 마치 환상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집니다. 지리산 산신령의 조화인지, 참 이상하여 핸드폰을 열어 다이어리 추가에 몇 자씩 적어놓았어요. 그걸 여기에 옮기면 좀 곤란할 것같아 그냥 덮어두기로 합니다.

 

 

 

 

 

 

 

 

어리의 작은 빨강 촛불도 장도를 축원하며 빛을 냅니다.

 

 

 

 

 

 

 

 

삼위일체대축일 - 셋이 하나 되는 이야기

박성칠 잠실3동 천주교회 주임신부님 강론말씀

 

삼위일체 대축일                                                      2013. 05. 26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3이라는 숫자는 그냥 피해갈 수 없는 친근한 숫자입니다.

단군신화를 보면 3이라는 숫자가 반복해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환인, 환웅, 단군, 이렇게 세 명이 나옵니다.

환인은 아들 환웅에게 칼과 방울과 거울이라는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줍니다.

환웅은 세 명의 신하를 데리고 태백산으로 내려옵니다.

바람과 구름과 비를 관장하는 풍백(風伯), 운사(雲師), 우사(雨師)가 그들입니다.

그들과 함께 온 사람들의 숫자는 삼천이었습니다.

 

 

3월 1일 삼일절은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날입니다.

이때의 민족대표는 서른 세 명이었습니다.

이 날 대한독립만세를 수 없이 불렀겠지만 보통 만세는 세 번, 즉 삼창을 합니다.

 

 

모든 일은 삼세번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경기를 해도 삼세판을 해야 합니다.

의사봉도 세 번을 두드립니다.

사진 찍을 때도 하나, 둘, 셋을 헤아립니다.

술자리에 늦게 오면 늦게 오는 사람에게 後來者 三盃라고 해서 세 잔의 벌주를 내립니다.

고추장, 간장, 된장, 이 셋 없이 만들어지는 우리 음식은 없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3이라는 숫자와 연결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3이라는 숫자와 살다가 죽어서도 3이라는 숫자와 헤어지지 못합니다.

장례도 보통은 삼일장을 합니다.

자식 낳아 삼 년은 키워주셨다 해서 부모님 돌아가시면 3 년 상(喪)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그 셋이라는 숫자는 따로 노는 게 아닙니다.

셋은 전체인 하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과거 현재 미래는 시간이라는 하나와 연결되고,

상중하(上中下)는 공간이라는 하나와 연결됩니다.

태어나서 자라고 죽는 것은 인생이라는 하나와 연결됩니다.

 

 

미스코리아 진, 선, 미는 차등을 나타내지만

플라톤은 진, 선, 미를 하나의 통일체로 보았습니다.

 

 

주님을 향한 세 가지 덕, 향주삼덕도 하나의 통일체를 이룹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그 셋을 따로따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믿음과 희망 없는 사랑 없고,

믿음과 사랑 없는 희망 없고

희망과 사랑 없는 믿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동양이나 서양을 막론하고 셋이 하나 되는 이야기는 차고도 넘칩니다.

그러니 교회가 하느님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자연스레 삼위일체를 생각해 냈을 것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령께서 셋이 하나를 이루는 신비는 하느님 사랑의 신비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또한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 사랑의 신비이기도 합니다.

 

 

창세기는 성령을 하느님의 숨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숨을 들이마셔 생명을 얻고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요한복음은 성령을 진리의 영이라고 소개합니다.

성령은 우리를 도와 하느님의 신비를 조금씩 깨달아 알게 해 주십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하느님과 깊은 친교를 맺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입니다.

 

 

“나는 이제 여러분을 벗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리스도와 친구 되어 우리는 힘차게 우리네 인생길을 걸어갑니다.

주님과 함께 웃고, 주님과 함께 울며 우리는 주님께서 가신 길 걸어갑니다.

그 길은 사랑의 하느님께 이르는 향상일로 (向上一路)의 길입니다.

 

 

그렇게 하느님과 친해지고

하느님을 닮아가다가

마침내 진리이신 하느님을 만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죽음이요 인생의 완성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주님께서 가신 길은 하느님께 이르는 길이고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주님께서 깨달은 진리는 우리가 깨달아야 할 하느님에 관한 진리이고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얻으신 생명은 우리가 간직해야 할 생명입니다.

 

 

진리는 하느님이요

길은 예수님이요

생명은 성령입니다.

그렇게 길과 진리와 생명은 셋이 하나 되는 삼위일체 하느님을 나타냅니다.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며

사랑의 길 걷게 하니

그것이 살아 숨 쉬는 우리 생명의 맛입니다.

그러니 길과 진리와 생명은 우리 안에 힘차게 살아있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진리이신 하느님의 사랑과

길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생명 주시는 성령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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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벽소령에서 숙박한 다음 날, 세석까지 걸어가서 한신계곡으로 하산할 계획이었어요. 호우주의보가 내려 등하산이 금지되는 바람에 연하천 삼거리를 거쳐 음정으로 내려왔습니다. 음정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입니다. 버스를 타려면 한참 걸어내려와야 하는데, 황인우 회원님의 동서분(진주 주민)이 오셔서 네번이나 왕복하면서 면사무소까지 태워 주셨습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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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고단산장 식당에서 옆자리에 앉은 젊은 분이 홍어회를 주셔서 한 두 점씩 나누어 먹었어요. 감사!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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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인 5월 26일(일)에는 구름만 잔뜩 끼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