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평마을 5키로라는 이정표를 보고 내려오면서 이런 생각이 났어요. 어리야! 너는 지금 무엇하고 있느냐? 500미터마다 박혀있는 이정표 말뚝 사진을 찍으려고 지리산에 왔나! 개울 주변에 있는 풍광도 보고,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나무에게 인사말이라도 건너면서 하산해야지 않겠어!라고 말입니다. 정말 담아가지고 오고싶은 자연의 모습들이 많았어요. 한걸음 한걸음마다 너덜길 돌밭에 디딜돌 피할돌을 가려야지, 어떤 모습을 담아갈까? 하고 두리번거려야지..... 바쁘다 바빠였습니다. 내려오면서 보니 정말 예쁜 단풍이 많이 눈에 띄였고, 초록과 빨강이 자웅을 다투듯이 뽐내고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유평 4키로, ..... 유평 3키로, 유평 2.5키로, ....... 유평 1.5키로, 유평 1킬로, 와! 만세다, 만세!! 그때쯤에는 숲길이, 흙길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이제 500미터 남았다!! 감나무 몇 그루가 서 있는데, 감은 모두 따가고 없어요. 아! 저기 감이 몇 개 붙어있구나! 그러면 여기는 옛날 사람들이 살았던 집터일 터인데, 625때 큰 피해를 본 것은 아닌지......이제는 발걸음이 편해지니 이제는 별 생각을 다하게 되나 봅니다. 아! 저기 집이 보인다!! 3,4,5로 나누어 앞서 간 우리 일행중 일곱 분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네!!! 지리산 도보 산행은 여기서 끝났습니다. 무탈하게 내려와서 감사합니다. 여러 단원들, 감사합니다. 주모경 세 번.... 그리고 딸아주시는 막걸리 한 사발을 단숨에 들이켰어요.
무릉도원이라는 민박집 아저씨가 시내에 나갈 일이 있는데 겸사겸사 우리를 서울직행 버스가 있는 곳까지 태워다주기로 하셨어요. 얼마나 고마운지, 어리는 그 아저씨에게 구세주라고 불러드렸습니다. 진짜 구세주께서 너무 노여워 마세요. 내려오면서 보니 대원사 계곡의 단풍은 별천지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갈 길이 멀지만 않았다면 내려보고 싶은 곳이었고 상춘 아닌 상추객들이 단풍구경하러 올라오고 있었어요. 일주문 부근 안내판에 625때 지리산 공비토벌작전도가 있었습니다. 서영종 회장님이 꼭 찍어갔으면 좋겠다는 안내판을 지나쳤어요. 그 당시 바로 여기가 이현상? 등 남부군이 설쳐댔던 토벌지역이었답니다. 우리 일행은 산청군 단성면 원지라는 곳에서 설렁탕을 먹고, 조남수 부회장님이 주신 상금 25,000원씩 받았어요. 오후 4시 50분에 진주발 남서울행 우등고속버스에 올랐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하산하자마자 젖은 내의를 즉시 갈아입어야 할 터인데 버스정류장에서야 갈아입는 바람에 고뿔에 걸려 조금 고생하고 있습니다. 자업자득이라지만 다음에는 반드시 지켜야겠어요.
중봉에서 산청 대원사 방향은 12키로이고, 너덜바위길이 6키로가 넘을 것같아요. 그러면 대충 계산이 됩니다. 너덜길 6킬로에 6시간, 남은 6킬로에 3시간 소요. 도합 12키로에 9시간 소요라고 말입니다. 7시 20분에 천왕봉을 내려왔는데, 오후 3시 20분에 도착했으니 8시간 소요, 새벽에 천왕봉까지 1시간 30분을 더하면 도합 하산에 9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리고 중봉에 대하여 생각해보았어요. 설악산에 대청봉과 중청봉이 있는데, 왜 지리산에는 천왕봉과 중봉이라고 하는가 말입니다. 대천왕봉과 중천왕봉으로 승격? 시켜드리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너덜길을 걸어내려오면서 짜증이 났어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탐방로 안내 표지를 달아놓았는데, 거기에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십시요'라고 씌여있었습니다. 예산이 달리면 1년에 500미터씩이라도 시멘콩크리트 포장을 했으면 점차 더 즐거운 산행이 될 터인데 말입니다. 데크도 참 좋고 덕을 많이 보았지만 예산이 많이 들 것같아 감히 바라지 않습니다. 너덜길을 걸으면서 보니, 그건 물길이었어요. 비가 내리면 흙이 씻겨내려가니 구간을 정해 현지에서 자연석을 구하고 인력을 동원하여 길을 닦아 놓았습니다. 거기에서 조금만 더 보완하고 예산을 투입해가면 2~3년 후에는 몰라보게 좋아질 것입니다. 도지사나 장관님을 모시고 지리산 산행을 하면, 뭔가 몸이나 맘에 와 닿는 것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돌쌓기 구역 표지판이 곳곳에 남아서 매달려 있어요.
짜증을 부렸던 너덜길 덕분에 마음의 수양도 쌓게되고, 하산하자마자 '미안하오, 너덜길, 감사하오, 너덜길. 사과하오, 너덜길'
무탈하게 하산을 마쳐 정말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지리산 중봉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어리가 서 있습니다. 좋은 산행에 축하와 감사드립니다.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큰, 아주 큰 체험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격려와 도움 주신 대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유평 5키로 지점에서부터 하산기 화보를 싣습니다.
유평 5키로지점 이정표 안내기둥, 500미터마다 우뚝 서 있습니다.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담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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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신우대 댓잎 물방울 물을 마셨어요. 윤기중 단장님은 산삼 썪은 물을 잘 마셨다고 축하해주셨습니다.
내려온 길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유평 3키로 지점, 3,4 선발대가 우리를 격려차 기다려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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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13:43 촬영
500 미터를 내려오면서 사진 한 번 찍지 못했군요. 자연아! 미안타!!
165
저기 집이 멀리 보여요. 동네에 다 왔습니다.
173 14:33 촬영 도보 9시간 산행만에 하산 완료 유평리 0 미터
190
198 16:45 촬영 자! 서울로 가자!! 승차준비 완료!!!
20:20 남서울터미널 도착
20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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