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단련/삼락회 산행

한라산 이야기 (8) 눈꽃트래킹 3. / 2014. 1. 20 (월) 용진각 - 삼각봉대피소- 개미등

august lee 2014. 1. 22. 21:18

 

730 하산길 30분.  12시 32분 현재

관음사 방향 하산로 안내판

 

 

 

 

 

 

12시 10분,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하였어요. 계단이 모두 눈에 쌓여 그 위로 난 눈길이나 얼음길을 스틱과 아이젠에 의지하여 내려와야 했습니다. 관음사 방향에서 올라오던 젊은이들이 우리를 보고 얼음길을 내려가실 때에 조심하라는 당부가 생각났어요. 조심조심 내려가다가 급경사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깔고 눈썰매를 탔습니다. 나무가지가 목 부근을 내리치는 것같았는데 두텁게 입은 옷과 목둘레 덕분에 상처를 입지 않았어도 나중에 조금 아파서 파스를 붙이고 소염진통제를 두어 번 먹었더니 가셨어요. 아래로 내려오니 얼음이 얼어서 눈썰매도 탈 수 없었는데, 희안하게도 스틱을 짚고 내려오니 아이젠 덕분인지 미끄러지지 않았습니다.

 

용진각대피소는 야외에 있고 한 쪽에 돌담으로 바람막이를 해놓았지만 천정은 없었어요. 그것도 선착객이 차지하였더군요. 그런데 커다란 까마귀 십 수마리가 딱 버티고 있었습니다. 까마귀에게 밥을 주지 말라고 당부하시던 트래킬 대표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위스키 한 모금과 따뜻한 물로만 목을 추겼어요. 용진교를 건너니 내려가는 길은 많이 좋아졌지만 좌나 우측은 낭떠러지였답니다. 한 걸음만 헛디디거나 주저 앉으면 곤두박질한다는 생각을 하니,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지요. 위험한 길인데도 하산객들은 한 사람도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하루 종일 더운 물 1리터와 생수 1리터를 다 마셨어요. 죠코렛도 여러 개 먹고 기운을 차렸답니다.

 

삼각봉대피소 안에서 발열 도시락을 꺼내 작동시킨 후에 점심을 먹었어요. 빈 속을 채우니 힘이 생겨나서 하산하기 쉬웠습니다. 하산길이 지루하다고들 말하는데, 워낙 긴장했던지 오후 내내 감사하는 마음으로 묵주를 한 바퀴 돌리며 걸었어요. 나중에는 좌측으로 설치된 모노레일을 보고 걸으며, 탐라계곡 능선을 노래까지 불르며 내려왔답니다.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 지구는 둥근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 온 세싱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 / 온세상 어린이가 하하 하고 웃으면 / 그 소리 들리겠지 달나라까지 /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하나둘셋넷 하나둘셋넷...........

 

 

 

 

 

 

720 12시 01분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

 

 

 

 

 

 

 

 

 

박현춘 회원님

 

어리

 

 

 

빨간 깃발이 등하산로 표지입니다.

 

 

 

 

 

 

 

 

 

 

 

 

 

 

 

 

 

740    12시 58분 용진각 야외대피소 도착

 

 

 

용진각 가마귀

 

 

 

 

 

 

 

 

 

 

 

 

750   13시 13분 삼각봉 대피소

 

 

 

 

 

용진교

 

 

 

 

 

 

 

 

 

 

 

 

760 13:29

 

 

 

삼각봉대피소

 

눈이 많이 쌓여 화장실 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랍니다.

 

 

 

 

삼각봉대피소 안에 들어와서 발열 도시락을 데워 먹습니다.

 

 

770 13:56

 

 

 

미래트래킹 대표님

 

 

 

저기 우뚝 솟은 산이 삼각봉인 것같습니다. 미안해요 봉우리가 잘리는 줄 모르고 셔터를...,

 

 

 

 

 

삼각봉(1696m)에서 점심(발열 도시락)을 먹고 하산

 

 

 

 

780 14:16

 

 

 

 

 

 

 

 

 

 

 

개미등 표지판

 

790 14:45 도착 휴식

 

이번 이야기 눈꽃트래킹 3에는 오후 2시 45분까지 수록했으니,2시간을 더 내려와야 했어요. 그 부분과 숙소 아르본 리조트 식당에서 무사히 등반했음을 자축하는 간단한 소주파티와 어리가 손녀를 만난 모습을 트래킹 4에 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나이라고 가족들이 걱정하는 가운데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것이 제가 생각해보아도 대견하고, 서로 돕고 격려하며 동행해주신 산우 山友들과 한라산 산신령 山神靈에게도 감사인사 드립니다.

 

사진은 다 싣고 캡션 보완작업을 하는 중에 한상진 님이 오늘 새벽에 심장마비로 별세하셨다는 슬픈 소식을 받았습니다. 한상진 님의 별세에 삼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비옵니다. 2014. 1, 24(금) 오전 11시에 어리 이창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