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삼남,영남,관동길

36. 경북 영남길을 7인방이 걸어내려가다 : 소야고개 19 / 2015. 9. 9 (수) 08:25 다부동- 10:03 시립묘지

august lee 2015. 9. 4. 05:24

가36

 




바오로 둥지 너싱홈

영남길을 걸은 분들의 사진에 단골로 나오기에 안상규 벌꿀을 찍어봤어요.


문전박대를 당하여 주섬주섬 배낭 메고 길을 나섭니다. 월성산업이여! 용서했노라!! 미안타.



다부동 전적비를 돌아보고 관리자가 일러준대로 소야고개를 넘습니다. 여기 고개 아래 소야지라는 못이 있어 그렇게 부르는가 봅니다. 지도로 알아보니, 고속도로를 따라 대구예술대학교까지 소로가 있는데 도중에 끊겨집니다. 참 좋은 길이지만 수풀이 우거진 계절에 길이 끊긴다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와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25번 국도를 탔어요. 그런데 차들이 쌩쌩 달리니 소음과 먼지와 안전이 문제입니다. 오전에 8K를 25번 국도와 친구하면서 다른 길이 없는지 팔거천 상류 뚝길을 현장답사할 필요성이 절실해졌어요. 끊어진 길만 조금 복구되면, 찻길을 피해서 맘놓고 걸을 수 있는 신 영남길이 될 것입니다. 아니! 원래 영남길을 되찾을 지도 모릅니다.  


다부초등학교 보안관 아저씨는 빨강색 유니폼을 입고 학생들을 기다립니다. 법전사가 보이고 소야고개로 접어들었어요. 우측으로 대구예술대학교 입구가 나타납니다. 석장조각 공장에서 제법 큰 석관 납골당을 봅니다. 지난 번 천안 부근 공원묘지에 갔을 때 20기가 들어갈 수 있는 돌납골당이 2천만원이라고 했는데, 두 세 배가 더 크니 5천만원에서 7천만원은 호가할 것 같네요. 세상에 와서 살다가 간 흔적이 묘소인데, 인제 대부분이 매장이 아닌 화장하여 납골당에 안치합니다. 유명인사가 아니면 묘소를 쓸 필요가 없고, 뼈가루를 납골당에 안치하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조상신을 모시는 종교와 같은 신앙을 가졌기에 선산이나 유택, 묘소를 매우 중요시해 왔습니다. 이제 세상이 바뀌고 인심이 변했어요. 위험한 영남길을  조심해서 걷지 딴 생각을 하고 있었군요. 


학명리 버스정류장이군요. 빠스카식품이라는 회사 이름 앞에 성체 표시가 붙어있으니, '혹시 밀빵을 만들어 성당에 배분하는 수녀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바로 옆에 바오로둥지 너싱홈이라는 건물이 요양원처럼 보여요. 걷다가 영구차를 두 번이나 보았습니다. 영구차를 보면 재수가 좋다는데 고개 숙여 잘 가시라고 고개 숙여 작별을 고했어요. GS칼텍스를 지나니, 5번과 25번 일반국도 표시가 있습니다. 아니? 안상규 벌꿀로 추석선물하라는 선전광고가 눈에 띕니다. 영남길을 걸은 분들의 카페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진이죠. 좌측으로 팔공산도립공원으로 통합니다. 가 본 적이 있어 반갑습니다.


(학명리 버스정류장이군요.)  월성냉장이라는 돌비석이 보이는 회사의 정문 앞 그늘에서 쉽니다. 커피타임을 가지고 조금 쉬려고 하는데, 젊은이가 나오더니 '여긴 차가 드나드는 곳이니 빨리 나가주시오!'라며 문전박대 門前薄待를 합니다.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곧바로 말대꾸도 못하다가 , '문전박대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도 못 들어봤나?'하고 투덜대며 배낭을 메고 떠납니다. 월성산업 그 젊은이가 너무 얄미워 더 욕을 해주고 싶어졌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맘 속 깊은 곳에서 그러지 말라는 신호가 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제까지 우리를 지원해주신 든든한 후원자가 있는데, 어찌 문전박대한다고 푸념을 하느냐?', '여기에는 분명히 무슨 뜻이 있을 테니, 순순히 받아들이고 욕하지 말자!'라고 말입니다. 맘이 편해지고 화가 누르러졌어요. 사람이 제대로 되려면 문전박대도 당해보고 그래야 하는가 봅니다. 미워도 했다가 용서도 했다 하면 좀더 큰그릇이 되지 않겠습니까?


농장직영 벌꿀 판매장에 모든 개를 사고 판다는 현수막이 붙어있어요. 대구시립묘원 후문 입구에서 못다 쉰 휴식시간을 가집니다. 어리가 말합니다. '문전박대한 사람이 미웠지만, 우리의 든든한 후원자께서 위험하니 그곳을 즉시 피하라고 그렇게 시키신 것이라고 생각되어요. 맘 풀고 용서합시다.' 문전박대를 받지 않았으면 시립묘지 입구 그늘에서 쉬겠어요. 앞으로 계속 이어지는 휴식시간과 걷는 거리가 달라질 수도 있답니다. 아전인수격으로 들릴 지 모르지만 다시 길을 나섰어요. 얼마 가지 않아 25번 국도와 작별하고, 동명면사무소로 가는 은행나무길 소로를 만납니다. 복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다음부터는 팔거천 따라 이어지는 고수부지길을 걸어 칠곡에서 전철을 탔습니다. 감사합니다.


547-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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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09:22


문전박대를 당한 월성 산업








620   09:31








군수 최후현달선정비각 郡守 崔侯鉉達善政碑閣입니다.




630    09:44









640   10:03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