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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로 도보순례- 4. 대화- 진부 걷기(1) / 2017. 5. 17 (수) 05;00 청룡산가든-06:00 국밥집-0&:30 물레방아 - 이효석백리길- 신리

august lee 2017. 5. 15. 19:47

4-1
















(화보 1)

2017년 5월17일(수) 새벽 5시쯤 잠에서 깨었어요. 닭 우는 소리를 참 오래만에 들었는데, 도반님들은 잘 모르겠답니다. '내가 잠결에 착각했나' 고개를 흔들어 보았어요. 배낭을 메고 일어나 보니, 우리가 자고 떠나는 숲속 풍차 펜션 모습이 건사합니다. 길 건너 단독주택을 지나는데 닭집이 보여요. 옳지! 새벽에 닭 우는 소리의 진원지가 바로 여기고 네놈이었구나! 닭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반가웠답니다. 나도 오늘 새벽 너처럼 '남에게 기쁨을 주고 반가움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면 참 좋겠구나!'고 생각했어요.


양푼네 24시 뚝배기 국밥집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식당은 새벽 잠이 없는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시는가 봐요. 장터국밥(7,000원)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리가 주방 할머니에게 물었어요. '여기가 대화장터 장돌뱅이들이 먹었던 원조국밥집, 맞죠?'라고 말입니다. '그렇고 말고요. 다음에도 또 오세요'라고 대답하십니다. 식당에 배치된 평창 안내도를 보며, 신리 서울대 평창캠퍼스까지 이어질 효석 문학 100리길을 확인했어요.


가로등에 '자동차 경적 울리지 않기, 실천하는 굿매너 문화시민의 해!'이라는 두 개의 플랙카드가  펄럭이네요. 개천 쪽에 반달 모양 두 개를 이어놓은 다리가 있어요. 효자 위홍연 魏洪淵을 기리는 홍연교- 효자다리-입니다. 바로 위에 놓인 섭다리도 멋 있어 보여요. 효석 문학 100리길을 소설처럼 아름다운 '대화장터 가는 길'로 표시해 놓았습니다. 해뜰마을이라는 이름도 좋구요. 논에는 모내기가 끝나고 저 긴 밭 이랑엔 언제쯤 누가 무엇을 심어 가꾸련지 궁금했습니다. 덧개수교를 지나 마을로 접어드니 더덕밭을 지나 입구가 멋진 집이 보여요. 마치 연극 무대를 이 마을 야외에 꾸며 놓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담소순대국집 입구에 장승 두 개가 떡 버티고 있고 그 뒤에는 제법 큰 한옥 안에 물레방아가 있군요. 거문산(1,173m)과 금당산(1,173,2m) 안내도를 보니, 기암괴석을 보고 싶어지며 금당계곡 가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생원 뭐라는 현판이 씌여진 물레방아간 앞에서 인증샷을 하고 쉬었다가 일어섰어요. 이효석 문학작품을 읽어 보신 분들은 물레방앗간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잘 아실 테죠? 농로이자 뚝길을 걷다가 아무래도 좀더 가까울 같아서 징검다리를 건너는 모험?을 합니다. 아직은 더 가는 줄 알았는데, 벌써 서울대 평창캠퍼스가 시작되고 우측으로 우리가 가야할 모릿재길로 이어지는 신리마을에  도착했어요.

감사합니다.  


(화보 2)

이젠 장평과 봉평으로 이어지는 효석문학 100리길을 벗어나 우회전하여 신리초등학교를 지나 계속 걸었습니다. 하승빈1길이라는데 무슨 연유인지 궁금했어요. 쭉 뻗은 저 길 앞에 보이는 두 산 사이에 옴폭 파인 곳이 모릿재인 것같습니다. 그늘진 단독주택 앞에서 쉬며 바윗돌 위에 간이 커피집을 열었어요. 아침에 24시 국밥집에서 받아 온 뜨거운 물을 부어서 여섯 잔을 만듭니다. 차량 통행이 뜸해지니 걷는 마음이 편해졌어요. 다시 길을 가다가 야!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조경 일품 주택을 봅니다. 나무 가지와 잎을 자르고 다듬은 예술가의 손길이 느껴졌어요. 


마을회관 앞에 장돌뱅이 마을 유래와 모릿재 터널까지의 여러가지 정보가 가득 담겨진 안내판이 화려합니다. 영동고속전철 노선도 나와 있고, 장돌뱅이나 자작정에 관한 이야기도 있어요. 좀더 여러 곳에 이렇게 친절한 안내판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걸으니 어리가 답사 때 족욕을 했던 개울가가 나타나는데, 선발대에게 부탁 드렸지만 그냥 통과했어요. 길가 비닐 하우스엔 명이를 재배하고 있었는데 눈에 띄지 않습니다. 가로 공원 등나무 쉼터에서 쉬다가 일어서니, 영동고속 지하철에 터널을 뚫어 고압선을 연결시켜주는 시설이 보여요. 오르막길의 경사가 급해지더니 모릿재 터널이 보이고 거기서 선발대가 잠시 숨을 가다듬고 계셨습니다. 우리 일행이 터널을 통과하기는 처음이니, 옛날 영동제1, 2터널을 지날 때 긴장했던 어리의 생각이 났답니다. 서영종 님은 배낭 뒤에 깜빡이 랜턴을 다 셨는데, 다행히도 지나가는 차들이 몇 대 되지 않아서 440m를 잘 지나갔어요.


오늘 숙제 하나를 잘 마무리하고 보니 맘이 편해지고, 내리막길이니 콧노래가 나올 정도랍니다. 하늘도 맑고 하얀 구름이 좌악 깔려있어 가을 날씨 같았어요. '저탄소 녹색성장 숲의 희망입니다.' 산불조심이라는 입간판이 보여요. 어제도 오면서 택시 기사님이 산에 가느냐고 물으시며, 산불조심 때문에 5얼15일까지는 입산금지였다고 말해주셨답니다. 마평리 넓은 밭이 텅 빈 상태인데, 비닐 씌우고 모종을 심으려고 모두 잘 갈아놓았어요. 한참 바쁘니 며칠 안으로 심어서 가꾸겠죠. 부부가 이렇게 더운데 넓은 밭의 가양자리부터 비닐을 씌우고 흙을 덮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춘불경종 추후회 春不耕種 秋後悔라!  봄에 씨앗을 심어 가꾸지 아니하면 수확철인 가을에 추수할 것이 없어서 후회하느니!

어리야, 너는 인생의 봄철에 무엇을 심었느냐! 지금 이제는 무엇을 거두어드릴 거야!  감사합니다.



(화보 3)

베델의 집 1.3Km, 바오로 농가 500m라는 푯말이 세워진 정자 아래서 쉬는데, 아직 등나무가 자라지 않아 그늘이 없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마평리 마을회관 정자가 있는데, 제가 알려드리지 않았군요. 그러나 이런 시설을 만들어주신 행정력에 감사 드립니다. 지난 번 답사때 이십 여명이 무얼 심었는데 그것이 쪽파였습니다. 이제 마평리 마을회관을 지나는데 그 옆에 옛날 설치되었다가 비켜 놓은 버스정류장이 있어요. 이 코스엔 NO BUS입니다. 요요민박(033-334-8828, 010-6338-1601) 안내판이 보이는데 좌측 길가에 빗금을 쳐서 보행자 전용도로임을 표시하고 있어요. 그 건너편에는 빨간 꽃잔디가 2~300m 이상 펼쳐있어 돋보입니다. 200m 더 가면 진부와 정선, 나진으로 이어지는 59번 도로이고, 그 가운데 청심대와 교차로가 있습니다.


청심교차로를 지나니, 선발대는 벌써 정자에 오르니다. 첨심대와 기녀 청심에 관한 이야기와 김홍도가 그린 청심대가 안내판에 소개되어 있어요. 청심대 淸心臺는 1418년 조선 태종때 강릉도호부사 양수 梁需의 부실 副室 청심이 돌연 순결 산화한 것을 애석하게 여기고, 그 정절을 기리고자 청암대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내용입니다. 이 정자는 1927년 면 관내 유지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했다네요. 돌 아래부문에 HAPPY 700 평창이라는 글씨도 새겨있어요.


이제 외거문교를 지나 마을에 들어섰는데 전통차 강산에와 봉하식당이 눈에 들어옵니다. 나무 그늘 아래 편상에서 쉬면서 물이 떨어졌는데 가게도 보이지 않으니 좀 얻을 수 없느냐고 부탁했어요. 아! 글쎄. 식당에 물이 없다네요. 인심 고약한 마을에서 3~400m 더 가면 신기리입니다. 여기에서 신기교를 건너야 차량 통행 없는 뚝길을 걸을 수 있다고 소개하는데, 답사 때 멀리서 보니 제방에 석축을 쌓느라고 길이 다 패어있어요. 하여, 그냥 59번 도로 갓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양양 62Km, 진부 5Km 이정표를 지나니, 우일 레미콘 공장이 나옵니다. 조금 더 가서 맘씨 좋은 주유소에 드르니 얼마든지 물을 가져가라네요.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동네 바로 옆에 있는 주유소에서 식수를 해결할 수 있었답니다. 감사합니다.



(화보 4)

59번 도로를 걷다가 영동고속철도가 지나가는 고가를 만납니다. 조금 더 가니 S-oil 주유소가 나타나서 휴식시간을 가지고, 몇 분이 마실 물을 청하니 흔쾌히 허락해주셨어요. 물보시가 큰 공덕이라고 하던데 참 고맙고 감사합니다. 하루 종일 구름에 가렸다가 얼굴을 내밀기도 하신 해님이 갑자기 사라지고 먹구름이 몰려왔어요. 길가에 있는 포크래인 큰삽 아래에서 비를 피하며 우장을 준비합니다. 어리의 카메라가 전재 고개를 넘을 때 비에 젖은 적이 있어서 작은 구멍으로 구도를 맞추려니 어려웠어요. 카메라를 얼른 배낭에 집어 넣었기에 그러한 장면들을 담아오지 못했답니다.


우산을 쓰고 걸어서 오후 1시 40분 경에 진부버스터미널에 도착했어요. 오전 06:40 대화를 출발하여 어제처럼 7시간만에 걷기를 마쳤습니다. 오후 2시 50분과 3시 25분 버스가 있는데, 점심을 여유 있게 먹으려고 15:25 진부발 동서울행 버스표(11,500원)를 예매했어요. 황인우 님의 안내로 한정식 부일식당을 찾아갔습니다. 정식이 9,000원에 반찬이 21가지였고, 누릉지 숭늉도 좋았어요. 박찬도 고문님께서 아파트 동대표가 되신 지 6개월이 되어 수당 일부로 점심을 사주셨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어요. 감사합니다. 


식사 후에 부지런히 터미널에 갔는데 오후 2시50분, 막 출발하는 버스를 손짓해가면서 붙잡으려 했지만 무정하게 출발합니다. 차표만 사면 좌석도 지정하지 않으며 어떤 시간 버스도 탈 수 있다는 말을 듣는 도중에 출발 시간이 넘었어요. 30분을 더 기다리며 다음 5월 30일(화) 진부- 횡계- 대관령- 강릉 걷기에 대한 구상과 협의를 하였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지 않고 6번 도로(옛 구도로)와 영동 1,2터널을 지나서 새말과 횡성으로 빠지더니 나중에는 경춘고속도로를 달려 2시간 40분만에 동서울에 도착합니다. 1박 2일간 안흥에서 대화, 대화에서 진부까지 14시간에 55Km를 걸었어요. 차들이 달리는 큰 길가를 여섯 분 모두가 아무 사고 없이 걷고 또 걸었습니다. 도반 여러분, 모두 합심 전력하여 소기의 성과를 내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517   05:43






524   05:51







531  06:05








538  06:45






545  06:50








552  06:59








559   07:05






566  07:17


개천 건너에는 차량들의 왕래가 빈번하여 갇기에 위험합니다.




573  07:25








580  07:33




마가목이라고 하였던가요?




587  07:40






594  07:52








601  08:05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