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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510
(화보 4)
평창대로에서 좌우로 반정1길이 갈라지고, 조금 더 가니 연이어 효열비와 효자비각이 나타납니다. 이 동네에서 예로부터 효자와 열녀가 많이 나왔나 봐요. 길이 조금 넓어지니 좌측 가장자리에 빗선으로 보행자 도로 부문을 표시해놓았습니다. 이런 것만도 교통사고를 줄이고 걷는 사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조치입니다. 이제까지 걸으며 이정표에 장평 몇 Km라고 표시되어 있으면, 제 나름대로 대화에서 장평까지 9Km이니 거기에서 9를 빼면 대화까지 거리이겠구나 생각했어요. 안흥에서 방림을 거쳐 대화에 이르는 이 구간은 사전 답사를 하지 못하여 짐작만 한 것이죠.
농수산물 유통센터가 나오고 곧 이어서 우물집 막국수집 식당입니다. 그 마딩에서 쉬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대화까지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으니, 이 아래로 2~3분만 내려가면 된다고 대답했어요. 어리는 '2~3Km 쯤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럴 수가 있나' 깜짝 놀랐습니다. 커붓길을 돌아가니 아! 글쎄 개천 건너편에 대화마을 모습이 눈에 익어보였어요. 실제로 와 보지 않으면 아무리 도상 연구를 많이 하여도 차이가 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우물집 막국수집은 어리가 지도에서 찾아서 민박하느냐고 물었던 곳이고, 청룡산 가든 펜션이 있다는 정보도 입수했었어요.
2~3킬로나 남았다는 꿈에서 깨어나니 아프던 다리도 씻은 듯이 나았고 절로 힘이 생깁니다. 대화마을 큰길을 우리 여섯이 활보하다가 주민에게 청룡산 가든을 물었더니 친절하게 가르쳐주셨어요. 철판으로 만든 다리를 건너서 청룡가든으로 진입하다가 선발대장님과 정정균 님만 들어가시고 남은 일행은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 숙소를 정하는데는 한 두 분만 있으면 족하지요. 그런데 진풍길 선발대장님은 가타부타 아무런 연락도 없이 전화만 하다가 우리에게 손짓하십니다. 주인이 출타중이어서 곧 귀가한다니 함께 기다려보기로 한 것이죠.
가든 펜션 앞 마당에는 철쭉이 활짝 피어있고 자연 경관도 참 좋았답니다. 조금 후에 주인이 오셔서 방을 보고난 후에 우리는 멀리 가지 말고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합의하였어요. 방 하나에 마루 하나인데 12만원을 조금 깎아주셨습니다. 여장을 풀어놓고 저녁 식사를 하려고 대화마을로 건너가서 고모해장국깁과 시골식당을 찾았어요. 먼저 눈에 띄인 대화성당을 먼 발치로 보고, 손님들이 많은 시골식당을 지납니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이름 난 대화장터를 찾아보고 차부- 버스터미널까지 순방했어요. 아뿔사! 모텔도 있고 여관도 두 세군데 있는데, 지도에 없으니 없는 줄로만 알았군요. 그러나 양푼이 24시 식당을 내일 아침 식사 장소로 정하여 아예 예약하고 돌아섭니다.
다시 시골식당으로 되돌와서 우리도 고기를 좀 먹으려고 했는데, 사장님이 된장찌개가 곁들여 나온다며 백반(7,000원)을 권합니다. 먹어보니 맛있고 반찬도 깔끔하였어요. 어리가 밥값을 냈어요. 귀갓길에 가든 앞 도로에 차들이 쏜살같이 달려서 위험하다고, 버스터미널 쪽에서 다리를 건너면 산길이 있으니 그걸 권한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식사후 동네 놀이터에서 주민과 이야기하는 중에 차를 타고 오면서 걸어오는 우리 일행을 보았다네요. 하여, 서영종 님과 얘기하면서 '죄 짓고는 못 사는 세상이다'는 말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산길을 찾은 것이 큰 수확을 얻게 되었어요. 땀띠공원 앞 산길은 이효석 문학 100리길로 장평과 봉평 기념관으로 이어졌어요. 어리도 답사 때 자동차길을 걸으며 힘들어 개천 건너 동네 마을길로 가야겠다고 맘 먹었지만, 이효석 100리길임을 알고 걸을 수 있었답니다.
수퍼에서 생수와 맥주와 안주를 사 와서 가든 앞마당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어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시간 동안에 4만 보(28Km)를 무사히 걸은 축하 파티였습니다. 택시로 안흥에서 문재를 통과하여 평창유스호스텔까지 12Km를 포함하면 40Km이니 이틀을 잡아야 할 코스이죠. 그것도 사전 답사 없이 걸었지만 칠십 대 후반과 팔십대 노장들이 다른 길로 잘못 들어서서 헤맨 일도 없이 잘 걸었습니다. 대화마을에 와서 정보가 부족하여 모텔이나 여관에 들지 않았던 점과 방이 너무 더워 문을 열어놓고 자는 바람에 감기 걸린 도반이 계신 점은 고개 숙여 시과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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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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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