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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09:37 차가 지나가서 뒤로 물러서면서 쇠기둥을 건드렸더니 찡 하고 전기가 통했어요. 아유, 무셔라!!
국립 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
(화보1)
2017년 5월30일(화) 오전6시20분, 동서울터미널에서 관동대로 도반 7명이 모였어요. 오늘은 닷새만에 여주-문막-새말-안흥- 방림- 대화-진부-횡계-대관령 코스를 마치는 날입니다. 원래는 진부와-횡계-대관령-강릉 구간을 이틀에 걷기로 했는데, 당일에 마치기로 바꿨어요. 하여, 일부 구간을 택시로 건너뛰고 도보순례는 대관령 옛길이 끝나는 대관령박물관까지로 잡았습니다.
오전8시35분, 진부에 도착하여 택시 두 대에 분승하여 월정 삼거리를 지나 12Km 지점인 삼흥정까지 달렸어요. 그곳은 어리가 작년에 횡계에서 진부- 장평으로 사전답사할 때 쉬었던 낯익은 삼거리였습니다. 인증샷을 하고 오전 9시에 횡계를 향해 출발하였어요. 456번 도로는 확장공사로 우리 같은 도보꾼들에게 좀 불편하였지만, 넓은 곳을 맘 놓고 걸었습니다. 도로 옆 넓은 밭에는 쪽파가 자라고,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어있었어요.
도로 확장으로 절개지가 된 곳에는 철심을 촘촘히 박고 콩크리트 구조물을 하나 하나 붙여가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사장 부근을 차량으로 지나갈 때 구체적인 작업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구경하면서 걷는 것도 재미 있었답니다. 8개월 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까지 마무리가 잘 될 수 있을 지 걱정되면서, 넓어진 국도 한 쪽에 걷는 사람을 위한 보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도는 도보꾼의 안전만이 아니라 운전하는 분들에게도 맘 편하게 해줄 것입니다.
넓은 밭에서 작업을 하는 두 아주머니에게 C님이 일부러 길을 건너가서 무얼 심느냐고 묻습니다. 그냥 지나쳐버리기 쉬운데, 이처럼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어요. 무를 심어 싹이 나니 솎아주는 것이라고 대답하셨답니다. 태경산업이라는 레미콘 공장 방향으로 나 있는 구도로로 접어들었는데, 길 옆으로 배추가 싹이 나서 탐스럽게 자라고 있었어요. 레미콘 차량이 뒤에서 오기에 비키면서 세워진 철근 토막에 손이 닿았습니다. 손이 '쩔'하며 전기가 오는 것이 아닙니까? 길가를 걸으면서 인삼밭이나 과일 농장 부근에 전기가 흐르니 주의하라는 '위험' 표지를 본 적이 있었어요. 여기엔 아무 표지도 없이 배추밭에 전기가 흐르게 해놓았습니다. 이래도 되는 건지요? 횡계 5Km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군요.
좌측에 있는 평창올림피아호텔&리조트에는 '일방, 월방 있습니다'이라는 플랙카드가 걸려있어요.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숙소로 씌이나 봐요. 우측에는 알펜시아 리조트 입구입니다. 일전에 방문했던 스키 점프장과 용평스키장으로 가는 길이죠. 강릉에는 빙상경기장에 세워져 있어요. 저 앞에 국립 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 입구가 보입니다. 길가에서 첫 휴식시간을 가져 간식을 먹고 커피타임을 가집니다. 그런데 S님이 한우연구소 수위실에 가셔서 '방역구역이나 출입금지라고 말해주면 되었지, 왜 손으로 등을 밀어내느냐"고 항의하셨어요. 도보꾼들 중에 여자분들은 화장실을 이용할 필요도 있는데, 거절하는 인심 고약한 곳도 있습니다. 어리도 가서 거들었는데, 마침 외제차가 들어서는데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어요. 방역도 좋지만 말로 양해를 구하고, 관동대로의 길목이니 길가 그늘에 벤취라도 내다 놓을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2018. 2월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데 좀 친절했으면 좋겠어요.
(화보2)
이제 평창군 대관령면사무소가 있는 횡계로 향합니다. 넓은 밭 가양에 나무기둥을 쌓아놓은 곳이 있는데, 겨울에 황태덕장으로 쓰인데요. 저기 느티나무? 뒤가 대관령초등학교이고, 장수마을이라는 표지도 보입니다. 횡계IC가 2016년 1월부터 대관령IC로 명칭이 바뀌었어요. 오전 10시30분, 대관정 大關亭 앞 조형물을 지나갑니다. 횡계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버스나 택시로 대관령휴게소로 갈 생각이었어요, 아직 시간이 이르고 마무리를 잘 하자는 생각에 456번 도로를 타고 곧바로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횡계에서 대관령휴게소까지는 6.3Km입니다.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모우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결과도 만족할 정도로 좋습니다.
좌측 영동고속도로 건너편 언덕에 풀을 뜯는 양들의 모습을 만들어 놓았어요. 대관령기상대 건너편 그늘도 없는 곳에서 쉬었다갑니다. 날씨가 봐주네요. 구름이 햇볕을 가려주어 한결 걷기가 수월합니다. 우리 도반들 가운데 평소 덕을 쌓은 분들이 계셔서 그 공덕으로 호강을 하는가 보다고 생각했어요. 구름 위의 테라스, 아침의 풍경, 대관령 옛길이라는 펜션들이 지나갑니다. 아니, 펜션은 그대로 있는데 우리 도반들이 신바람 나게 스쳐 달려가는 것같아요. 사진 몇 장 찍는 어리는 꽁무니를 따라갑니다.
오전 11시 50분, 강릉 23Km라는 이정표 옆에서 또 한 번 더 쉬었어요. 국민의 숲 입구라는 표지가 있고, 고루포기산 가는 길과 바우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12시10분에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했어요. 작년엔가 선자령에 오를 때 와 본 곳이죠. 딱 점심 먹기 좋은 시간이고, 오후 시간도 여유 있게 보낼 수 있을 것같습니다. 주차장에 관광버스도 여러 대가 있고, 대관령 한우촌이라는 식당이 있어요. 영농조합법인에서 자영하는데 저렴한 가격에 셀프식당입니다. 반찬도 푸짐하고 맛있어 추천할만합니다(010-8797-5227). 여느 휴게소 식당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우린 6,000원 짜리 설렁탕을 시키고 시원한 맥주도 마셨는데, 서로 반찬이랑 수저와 젓가락을 가져다 놓았답니다. 정정균 한사모 사무국장님께서 사 주셨어요.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후 1시에 강릉이 고향인 조택현 님과 두루 다녀보신 서영종 님의 안내로 대관령 옛길을 찾아 나섰어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진행됩니다. 대관령 박물관까지 8키로랍니다. 거기에서는 버스를 타던가, 택시를 부르기로 하였어요. 감사합니다.
(화보3)
대관령 비석이 있는 도로가 해발 832m라네요. 그 앞에서 인증샷을 날리고 대관령 옛길을 내려가는 ABC코스 안내를 받았습니다.
A는 선자령 가는 길에 있는 국사당 성황당과 반정 半程에서 구도로 반정으로 산길을 내려오고,
B는 구도로로 반정까지 가다가 조망대에서 대관령 옛길을 찾아 내려가고,
C는 우측으로 올라가 3Km쯤 능선 따라 제왕산 정상길을 가다가 하산하여 옛길과 만나는 등산길입니다.
우리는 B코스로 잡아 구도로를 내려갔어요. 조금 가니 포토죤이 나타나고, 더 내려가니 대관령 도로 준공기념비가 보였습니다. 기념비는 별도로 세워진 것이 아니라 큰바위를 평면으로 깎아 거기에 준공 사연을 새겨 놓았어요. 대관령 옛길따라 영동과 영서지방이 이어지다가, 일제시대에 식민통치를 하기 위해 근대적인 신작로를 만들어 1917년에 준공하였답니다. 이천에서 강릉까지 이어지는 당시 신작로 新作路는 1913년에 시작하였는데, 공사 담당자인 일본인 시미즈 탓페이가 도중에 병들어 죽었데요. 그 동생인 시미즈 도요마츠가 1917년 8월에 완공하여 반정 부근 바위에 그 내용을 새겨놓았답니다.
헤아려보니 금년이 대관령 도로가 개통된 지 100주년 되는 해이군요. 우리가 대관령옛길을 내려가 강릉에 도착하니 그 날이 바로 단오날이었습니다. 1,000년 이어온 강릉 단오제는 커다란 축제이었지만, 저녁 먹고 버스 시간에 맞춰서 강가를 걸어오며 겉으로만 보고 왔어요. 그러고 보니, 지금부터 50년전인 1966년 어리가 제대하고 대한여행사 버스로 대관령을 넘어서 설악산 관광을 다녀왔는데, 그때가 도로 준공 50년 되던 해였습니다.
급경사길을 내려가 대관령옛길을 걸었어요. 처음 만난 것이 기관 이병화 유혜불망비입니다. 기관 記官이란 당시 관리 등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이사관, 서기관, 사무관 등). 이병화는 자기 개인 재산으로 반정 부근에 주막을 지은 분입니다. 당시 사람이 생활하지 않아서 추운 겨울에는 험난한 고개를 지나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많았데요. 사비로 주막을 지어 쉬거나 밥을 해먹고, 잠을 자고, 고개를 넘었다는데, 순조 24년 1824년 행상들이 그 은공을 기려 세운 비석이 남아있었습니다. 단원 김홍도 화백이 그린 대관령 그림도 안내판에 소개되어 있고,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대관령옛길을 넘다가 친정을 바라보고 지은 시 詩도 있어요. 곳곳에 돌무덤이 있는데 굴러온 돌을 그대로 방치하여 너덜길처럼 된 곳도 많았답니다.
주막에는 아담한 초가집이 복원되어 있고, 조선시대 교통로 1~9길이 새겨져 있었어요. 신봉승 님의 대관령 노래 가사도 보입니다. 주막 앞에는 거목이 된 뽕나무에 오디가 열려있고, 마당에도 많이 떨어져 있어요. 강릉시에서 주위에 연못도 파고 물레방아도 만들었습니다. 계곡에는 수 천년 동안 비와 물에 싰기고 닳은 바윗돌과 물소리가 맘을 편하게 해주었어요. 곳곳에 가뭄에 농작물이 타들어가는데, 대관령 옛길 골짜기에는 푸른 소나무와 냇물 소리가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대관령박물관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남아있었고, 도중에 펜션촌과 세장지世藏地가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화보4)
주막집 마당에서 한참 쉬다가 오후 3시10분에 다시 발길을 재촉하였습니다. 주막에서 대관령박물관까지는 2.6Km였는데 걸어보니 더 멀게 느껴졌어요. 주위에 서 있는 낙낙장송의 늠름한 기상과 계곡 물소리가 맘을 차분히 감싸 안아주는 것같았습니다. 도중에 낭떠러지가 곳곳에 있는데도 안전 시설이 없어서 아쉬었어요. 떨어져 내려온 돌멩이들을 치우고, 최소한의 안전시설이 설치되기를 부탁드립니다.
펜션촌이 나옵니다. 대관령 옛길이 서울에서 평해까지 연결되는 조선시대 관동로 關東路의 주요 교통로였데요. 옛길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문화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그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어서 역사적 가치가 큰 명승지입니다. 이곳은 강릉 단오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지요.
오후 3시 40분, 팬션촌을 지나니 갈래길이 여럿이군요. 어디로 갈까? 망설이는데 '초록향기' 펜션 뒤로 박물관 가는 길이 숨어 있었습니다. 영해 寧海 이씨 李氏 세장동 世藏洞 입구라는 자연석이 세워져 있군요. 무료 주차장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니, 오늘 우리의 목적지인 대관령박물관이 나옵니다. 쉬느라고 관람을 하지 않았는데, 좌 청룡방과 우 백호방, 현무와 주작방, 야외 전시장 등이 있네요. 안내판을 보니, 홍귀숙 여사님이 평생 수집하신 유물을 전시하려고 1993년 5월15일 개관하였답니다. 2003년 3월13일에 강릉시에 기중하여 시립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고, 2천 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데요.
강릉 가는 시내버스는 강릉의료원과 강릉여고, 안목행 503번인데, 하루 18회 운행한답니다. 우리는 시간 절약을 위해서 택시를 불러 중앙시장까지 갔어요(13,500원). 영남식당에서 회와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었는데, 고향에 오셨다고 조택현 님께서 사 주셨습니다. 잘 먹었어요. 감사합니다. 강릉 단오제를 구경하다보니, 30분간 강릉버스터미널까지 걸어서 40,000보(28Km)를 넘었습니다. 오후 7시 15분발 버스(13,700원)를 타고 3시간이 걸려서 10시 20분쯤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였어요. 새벽부터 서둘러 장거리 여행을 하고 28키로를 걸었습니다. 일곱 분 도반님들께서 관동대로 도보순례1 코스를 모두 무사히 걷고 왔어요. 감사합니다.
지난 5월 2일(화)과 10일(수), 16일(화)과 17일(수)에 이어서 5일째인 5월30일(화)까지 모두 175Km를 걸었어요. 도중에 판교에서 여주까지는 경강선 전철을 이용하고, 이호대교와 원주 시가지, 안흥에서 평창호스피텔, 진부에서 삼흥정까지는 택시를 타기도 하였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냥 통과하는 새말- 안흥간 전재터널을 마다하고 폐쇄된 구도로를 걸어 전재고개를 넘은 것은 인상 깊게 간직할 일이죠. 관동대로는 동대문에서 양평, 용문역- 지평역, 지평역- 양동역, 양동역- 문막을 거쳐서 원주 감영에 도착합니다. 또, 용문에서 6번 도로를 따라 풍수원(횡성)- 횡성, 횡성- 둔내, 둔내- 장평, 장평- 진부, 진부-횡계 코스를 걷기도 합니다. 어리는 상당 구간을 실제로 답사했어요. 신정일 님의 관동대로라는 책과 TV 녹화 코스를 따라 많이 걷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소사 所思라는 '소중히 생각하고 그 은덕을 기린다'라는 지명에서 보듯이 민족사관고등학교와 파스텔 유업 부근도 관동대로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면온 톨게이트에서 옛 영동로로 들어기기 전에 진조리라는 곳에 빨강우체통이 있어요. 평창 생수 들어기 전에 말입니다. 거기도 관동대로에 들어간다고 봅니다. 대화장터는 보부상들이 드나들던 길목이고, 평창군에서 방림과 대화를 거쳐 장평과 봉평으로 이어지는 효석문학 100리길도 걸어볼 만하죠. 조금 더 노력하여 삼남길과 영남길처럼 관동길과 관동대로를 복원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9월초와 중순에 2박3일씩 정동진에서 출발하여 평해까지 6일간 150Km를 걸을 예정입니다. 10년 전 2008년 가을에 한사모(한밤의 편지를 사랑하는 모임)에서 대한민국 U자걷기 제2구간(강릉 경포대- 정동진- 동해- 삼척- 임원-죽변- 망양)으로 5박 6일간 걸었던 길입니다. 그 때는 해파랑길도 만들어지기 전이고 7번 국도 공사할 때 힘들었어요. 가을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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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09:27 무얼 심으셔요? CHO님이 묻자, 무를 심었다가 솎아내는 작업인 것 같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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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10:08 외제차가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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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