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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 길 모퉁이에 아담하고 산뜻한 새 망양정이 보입니다.
가정식 백반에 적반하장주?를 곁들여 마시며 자축합니다.
커피를 마시는 잠시동안이지만 여러가지 일을 처리한 워터월드 전경
오늘 걸을 목적지였던 덕신 교차로를 택시로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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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지나 삼성모텔은 주인이 바뀌었고, 주로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달방(한 달 사용으로 예약함)으로 잡아놓아 겨우 날방 (하루 자고 떠남) 두 개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실은 잠자리가 비좁아 2인 1실로 4개를 잡을 생각이었어요. 식사는 한식 부페로 7,000원씩입니다. 큰 접시에 밥과 김치와 나물 등을 담고 국그릇을 따로 드는 식사는 군대식으로 06:00 아침, 12:00 점심, 18:00 저녁이라고 못박아놓았어요. 처음에 두 사람은 그렇게 학생 식당처럼 셀프 서비스를 했는데, 나중에는 반찬을 다 식탁에 놓아주고 새로 지은 밥을 공기에 담아오셨어요. 부잣집 맏며느리 같은 주방장님은 모텔 사장님의 큰 며느리랍니다. 찜찜하던 저녁 식사는 가정용 백반에 미역과 싱싱한 고등어 구이, 손수 가꾼 배추와 무 등이 맛 있었고, 적반하장주?를 곁들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라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우리가 너무 떠들었는지, 식사가 끝났는지 식당은 우리 독차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서먹서먹했답니다. 201호(한실)와 206호(침대방)를 배정 받았는데, 가서 보고 맘에 들지 않으면 (손님이 많으니)그냥 가셔도 좋데요. 다른 펜션에 가면 방 하나에 15만원인데, 여기는 5만원이니까 그랬나봐요. 10년만에 옛정이 그리워 찾아온 박찬도 님과 진풍길 님과 어리 등 세 길손들의 맘은 참으로 섭섭하였지만 꾹국 눌러 참았어요. 우리를 항상 지켜봐주시는 동해 용왕님과 관세음보살님, 저 높은 곳에 계시는 크고 넓은 맘을 지닌 분을 믿고 말입니다. 앞에 펼쳐지는 넓고 푸른 동해 바다와는 달리 냉냉한 찬 바람이 불었답니다.
그런데 침대방을 보니 4명이 잠 자기에는 좁아서 한실로 바꿔주던지 침대를 치워주면 안되겠냐고 사정을 해 보았어요. 그러고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돌아서니, 아 글쎄, 조금 있다가 사장님이 직접 올라와 207호 손님의 양해를 받았으니 한실로 옮기시라고 합니다. 사장님께 감사 인사도 못했는데, '왜 그렇게 왜 갑자기 친절해지셨을까' 궁금했어요. 늦게나마 고마웠다고, 감사 표시가 너무 늦었다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아니! 사장님, '감사합니다' 인사 드립니다. 2017년 9월19일(화), 참 길고도 긴 동해안을 걸으며 참 여러가지 일들이 우리 앞에 전개된 날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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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망양정 터에 새로 지은 망양정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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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