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삼남,영남,관동길

6인방이 충남 삼남길 제3길 쌍령옛길을 걸었다 (09)/ 2014. 8.26(화) 10:20 철길 옆길-뚝길 - 11:36 풀길

august lee 2014. 8. 26. 22:38

 








 10시15분, 한우 등심모듬 오우가, 무슨 약자인지 모를  KCT, 항아리짬봉 레스토랑을 지나면 기차길 옆 흙길이 나타납니다. 좌측에는 배나무에 종이봉지에 싸인 햇배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우측엔 열차들이 쌩쌩 달립니다. 정중동靜中動  동정중動中靜이라, 배나무에 열매들은 조용하지만 속에서는 바삐 움직이며 살찌우고 있고, 철길에 쏜살같이 달리던 기차는 흔적조차도 없이 고요하기만 합니다.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이나 화물들의 이야기는 잘 알 수 없지만 끝없이 이어지겠지요. 이러한 흙길을 걷는 것도 예사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 삼남길의 흔적일까요?


계사鷄舍를 지나는데 수많은 닭들이 있지만 조그만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것이 수상쩍습니다. 성대를 짤랐나! 귀를 막았나! 그 후에도 여러 번 이런 일들을 목격했어요. 절간보다도 더 적막하니 그 옆을 지나면서 발자욱 소리를 내는 우리가 더 미안할 정도입니다. 닭도 목숨이 붙어있는 생물인데 사람들이 잡아먹고 살기 위해서 별짓을 다한다는 생각이 들고, 닭한테도 하느님 앞에서도 미안하고 부끄러웠어요. 닭아, 닭아, 미안타! 미안코도 미안쿠나!! 윤회전생한다 하니 저 세상에서는 부디 좋은 데로 가서 극락왕생 하소서!!! 괜히 닭타령이 나왔지만 스쳐지나가는 측은지심에서 느낀 바를 조금 적어봤습니다.


바로 길가에 축산물 배설물들이 쌓여서 냄새가 코를 찌르네요. 톱밥 등과 같이 섞여서 발효되면 좋은 퇴비로 탈바꿈 합니다. 언덕을 넘으니 냄새가 가시고 지난 봄 하행길에 모심기하는 모습을 보았던 새동네가 나옵니다. 그 때 심었던 모들은 어른이 되어 이삭이 나와 여물어갑니다. 이러한 흙길을 두번씩이나 걷는 것도 참 좋아요. 더 걸으면 마치 자기 고향과도 같이 친근감이 더 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일정을 딱 정해놓고 걷는 거라 차분히 마음을 주지 못하고 그냥 훓고지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리봉 따라  걷는데 간혹 만나는 집에서는 개들이 밥값하느리고 그런지 마구 짖어댑니다. 그 중에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친구 하자는 듯이 반기는 견공들도 있어요. 예쁨도 제게서 미움도 제게서 난다더니, 얼마나 외로웠으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정을 줄까요?


기찻길 아래로 뚫린 터널을 지나 한참 더 가니, 꽃단장을 잘 해놓은 뚝길이 보입니다. 선발대는 벌써 다리 옆 그늘에서 두 번째 쉬고 있어요. 5분도 더 늦게 도착한 어리는 쉬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부터 10분간 휴식이라고 선언하고 배낭과 신발을 벗어놓습니다. 휴식이 끝날 무렵에 커피 생각이 나신다고 하여, 어리는 흔쾌히 준비한 커피를 내놓았어요. 커피 덕분에 10분을 더 쉬었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보행 속도는 5키로였답니다. 그런데 곡교천 제방에 나 있는 삼남길에는 풀들이 1미터 이상 자라서 앞 사람이 밟고 지나간 곳이 마치 눈길을 걸을 때처럼 새길이 되어요. 선발대장님과 대원님들 덕분에 네 번째로 걸은 어리는 한결 쉽게 걸었습니다. 삼남길은 우리 모두가 가꾸고 보살펴야 할 겨레의 유산이 되어야 합니다. 어리도 예상하여 전정가위를 가져왔는데 엄두도 못내어 무용지물이 되었어요. 예초작업을 하시던 아름다운 도보여행(재) 손성일 대표님이 전남 삼남길에서 말벌에 쏘여 입원하셨다는 일이 생각 났습니다. 11시 30분이 지나고 있습니다.   

 

65-130

 

 뒤돌아봅니다. 아니? 진풍길 선발대장님이 맨 뒤에 따라오십니다. 전화를 받느라고 늦으셨군요.


 토끼굴 너머로 오우가 식당이 보여요. 그 방향입니다.


 도라지가 홀로 외롭게 자라고 있군요.


 

 

그야, 당근이지요! 당근.

 

 

앞줄은 땅콩이지요.

 

 

7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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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10:50   애이, 쿠려!  그러나 이러한 가축의 배설물이 숙성되면서 비료가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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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