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0 기상, 05:30 숙소를 나와 내장사를 찾았으나 6시반에 문을 연다는 말에 다음으로 미루었어요. 정읍으로 이동하여 06:20 콩나물국밥 24시 정읍점에서 아침을 먹고 정읍 북면사무소로 향했습니다. 이동중에 06:54 일출을 보고 면사무소 마당 멋있는 소나무 앞에서 인증샷을 하고 07:00 걷기 시작했어요. 제1 목표는 제2산단 경유 정읍역, 제2 목표는 정읍체육공원, 제3 목표는 고속도로와 철도와 일반도로가 교차하는 과교科橋 부근, 제4 목표는 입암면사무소입니다.
신흥(먹점) 돌기둥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을 이름인가 봐요. 차들 왕래가 잦고 가끔 큰 트럭도 지나가서 삼남길은 비켜가야 할 것 같습니다. 길가 밭에서 아욱을 봅니다. 제2산단길 안내 표시에 따라 보도를 걸었어요. 한국환경공단 전북출장소 앞에서 쉽니다. 박찬도 님이 바나나를 나누어주셨어요. 제2산업공단길은 어리가 2년 전에 해남 땅끝마을에서 걸어올라와 신태인- 김제- 익산으로 향했던 코스입니다. E1주유소에서 또 한 번 더 쉬고 걸으니, 정읍초등학교 입구가 나옵니다. 그 골목으로 가면 전부지방법원 정읍지원과 전북지방검찰청 정읍지청이 있는 법조단지가 나와요. 올라오면서 그 부근에서 숙박했습니다.
378 05:39
388 06:20
396 06:54 일출
398 07:00 정읍시 북면사무소
410 07:09
조금 더 걷다가 우회전하여 제2산단으로 갑니다.
430 07:25
440 07:41
460 08:13
정읍 시내에 접어들었어요. 농소 주공아파트 버스정류장, 다음이 정읍역입니다. 김영신 님의 스마트폰에는 우리가 아침에 걸어온 거리가 8키로라는데, 어리의 생각은 10키로도 넘을 것같이 느껴졌어요. 전봉준 선생 석상 앞에서 인증샷을 했는데 바로 옆에는 동학 농민혁명 발상지, 조선왕조실록 보존지 정읍이라는 대형 간판이 있습니다. 정읍 고속철도역 신축공사가 한창이고, 그 앞에는 백제 가요 정읍사 기념비가 세워져있어요. 이젠 선발대가 앞장 서서 정읍공설운동장을 찾아 걸어갑니다.
정읍9경중에 하나인 정읍천입니다. 다리를 건너며 보니 한 쪽으로 오수관 공사중인데, 깨끗한 정읍천을 자랑하면서 이제야 오수관을 신설한다니 늦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서부산업도로 용신길이 나옵니다. 한참 걸어가니 상평 어린이집- 정읍체육공원입니다. 한참이란 조선시대에 역과 역 사이를 한 참이라고 하며, 20~30리라니 8~12키로 정도되는가 봐요. 그늘에서 쉬었다 갑니다. 이젠 도로와 기차길과 고속도로가 교차되는 과교마을이 목표입니다.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것을 보니, 삼남길로 정해도 될 것같군요. 칠정 정류장을 지나니 과교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회전합니다. 과교科橋 를 건너니 잘 지어진 특수교육기관 다솜학교입니다.
490 08:53
500 08:59
510 09:09
520 09:30
530 09:37 칠정
540 09:43
과교 버스정류장 건너편 담에 손화중孫華仲 장군 생가 터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어요. 동학농민혁명 5대 지도자 중의 한 분인 손 장군이 태어난 곳입니다. 정읍남로 표지판이 보이고 저 앞에는 육교가 나타나는 것을 보니 교차로가 시작되는가 봅니다. 선발대는 이미 고가도로의 보도를 따라 걸어가고 있군요. 바로 아래는 철도이고 건너편은 고가 고속철도입니다. 우리는 나중에 1번 국도를 만나지요. 벼베기와 탈곡을 겸하는 콤바인이 논 가장자리를 돌아다니며 벼 베는 모습을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볼만 합니다. 숙달된 조교의 시범처럼 그 작업 모습은 축복과 감사이며, 가히 예술이라고 부를만 합니다. 그 움직이는 작품 뒤에는 좌측으로 입암산성과 우측으로 방장산이 보이고, 가운데는 우리가 넘어야 할 노령蘆嶺 [갈재]이지요.
걷고 또 걸어가도 입암면사무소는 보이지 않습니다. 삼산과 내동 버스정류장을 지나니, 여기에서는 콤바인에서 벼를 뿜어올려 차에 실려진 벼포대에 넣고 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과객過客들 맘도 이렇게 흐뭇한데, 정작 농부님이나 기사님들은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농자천하지대본 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과 함께 이틀 동안 정읍을 지나면서 보고 들은 동학농민혁명 이야기가 머리에 가득 들어있는 듯 느껴집니다. 그늘이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쉬는 데, 박찬도 님이 귤을 2개씩 나누어주십니다. 아침에는 바나나를 받아 먹었는데..... 감사합니다.
접지동부길에 입암우체국은 나오는데 신마석마을이고, 입암보건소가 보여도 면사무소는 숨박꼭질하자는 것인지 나타나지 않아요. 토끼굴은 지나니 고창으로 이어지는 왕심 삼거리이고, 벽화가 그려진 예쁜 집이 보이는데 크로바 실버빌과 사랑채라는 사회복지시설입니다. 우리는 장성 가는 1번 국도를 걷고 있군요. 단곡삼거리와 단곡월천길, GS컬택스 주유소와 농협을 지나니 천원 川原마을입니다.아! 이제야 알겠어요. 어리가 2년 전에 갈재를 넘어서 상경하다가 배가 고파서 백반을 사 먹었던 허름한 식당이 반겨줍니다. 그 마을 끝자락에 깊숙히 자리잡은 오늘 우리의 네번째 목적지인 동향東向인 입암면사무소가 보여요. 방가방가!!!
김영신 님은 정읍역에서 입암면사무소까지 핸드폰에 8키로로 찍혀있다고 하시지만 , 어리는 10키로도 훨씬 더 된다고 느껴지는 머나먼 길이었습니다.
548-630
555 09:54
565 10:01
575 10:13
585 10:26
595 10:42
610 11:01
620 11:10
천원교 川原橋- 마을이 천원마을, 기차역이 천원역인데 폐쇄됨.
630 11:24 입암면사무소
정읍시 입암면사무소까지 왔으니 계속 걸어서 노령蘆嶺[갈재]을 넘어야 전북삼남길을 모두 걷는 것입니다. 그런데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이틀째 걷다보니, 조금 지친 것같아서 우선 갈재 정상까지 가 보기로 했어요. 정상에서 전남과 전북 표지판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하고 2년 전에 어리가 지나쳤던 전남삼남길이 끝나고 전북삼남길이 시작되는 종점 입구를 찾기로 하였습니다. 갈재를 거의 다 내려가니, 길가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어요. 전북을 오면서 볼 수 없었던 삼남길 리본을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 전남 장성 백양사역에서 전북 정읍 입암면사무소까지 이어지는 갈재길은 총 9.8키로였고 삼남길과 겹쳐 있어요.
1. 백양사역에서 장성 갈재 자동차길까지 차길 3.6키로
2. 갈재 산길 초입에서 군령마을까지 산길 3.0키로
3. 군령마을에서 입암면사무소까지 마을길 3.2키로입니다.
거꾸로 넘지만 산길 3.0키로를 전남 장성에서 전북 정읍 방향으로 넘기로 하고, 약 1시간을 예상했습니다.
윤기중 사월대 단장님과 진풍길 선발대장님이 선두에서 이끌어주셨어요. 어리도 도보로 산을 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최일환 시인의 장성 갈재 넘으면이라는 시詩도 소개되어 있고, 무엇보다 갈재의 오아시스 샘터가 백미였어요. 안내판이 없었으면 그냥 지나칠 샘이었지만, 안내문을 읽고보니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습니다. 옛날 길객들은 갈재를 넘으려면 이 길, 이 샘터를 지나야만 했어요. 조선 숙종때 숙빈 최씨(동이) 이야기가 얽혀있는 곳입니다.
전염병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동이에게 어떤 스님이 '네가 살려면 장성 갈재 샘터로 가라!'고 하셨데요. 스님 말을 듣고 샘터에 온 거지 형색의 동이는 마침 나주 부사로 부임하는 민돈중의 눈에 띄여 나중에 서울로 옵니다. 창덕궁 궁녀로 들어가 숙종의 총애를 받아 인현왕후도 구하고 자신도 숙빈이 되어 영조임금을 낳게 됩니다. 지금 태인에는 영조대왕 생모 숙빈 최씨공원이 있어요. 믿거나 말거나 전설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지요. 그러한 사연을 모르면 그냥 지나칠 샘터에는 물이 말라 표주박을 쓸 일이 없었지만, 삼남길 갈재를 넘는 사람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갈재는 전남과 전북의 경계인 야트막한 고개이지만 예로부터 노령산맥을 가로질러 곡창지대인 호남과 전남평야를 잇는 중요한 교통로였어요. 지금도 1번 국도와 호남고속도로, 호남선 철도와 고속철도가 관통하고 있고 KTX고속철도 터널을 뚫고 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고개이죠. 과거 보러가고 귀양살이 가고, 봇짐장수와 소장수가 넘었으며, 시집가는 새색시도 울며불며 가던 고개입니다. 소장수를 털려던 도둑들이 들끓어 조정에서는 군대를 주둔시켰기에 지금도 아랫마을을 군령마을이라고 부릅니다. 사진에서만 보던 Y자형 고개를 넘어 지그자그로 한참 가니, 갈재고개가 너무 길어 도중에 계단을 만들어 옛 철도길과 연결시켜 놓았어요. 1987년에 폐쇄된 철도 터널에는 쇠로 막아놓았지만 철길은 그대로 사용하여 마을까지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마을에서는 차편을 이용하여 입암면사무소로 내려와서 조금 늦은 점심을 먹었어요. 갈재 산길을 내려오는데 1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전북삼남길을 마무리하면서 곧바로 올라가지 않고 변칙을 써서 거꾸로 내려왔어요. 갈재길 9.8키로를 걸어 넘으려면, 서울에서 차편으로 왕복 7시간, 마을길과 산길과 차량길을 오르내리는데 적어도 4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새벽 6시30분에 출발한다고 하여도 갈재길을 다 걷고 식사하면 18:30 에야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하루를 번 셈이고, 우리 6인방은 점심 먹고 나서, 동학농민혁명의 발자취를 찾았어요. 이제까지 13일 동안에 330키로를 무사히 걸어 갈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10월15일(수) 07:00 북면을 출발하여 정읍역까지 7키로, 정읍역에서 입암면사무소까지 10키로, 장성 갈재에서 정읍 입암저수지까지 5키로 등 모두 22키로를 걸었어요. 감사드립니다.
삼남길 걷기는 금년에 전북까지로 마감하고, 내년 2015년 3월~4월에 8일 정도 걸려서 230키로인 전남삼남길을 걸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진풍길 님의 초대를 받아 10월 마지막 주에 하루 짬을 내어 정읍 내장사와 장성 백양사를 순례하고 담양까지 진출했다가 상경할 계획입니다. 무사히 삼남길을 걸은 자축행사요, 내년도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단합대회의 성격도 가진다고 해야겠죠? 어리 혼자서 걷던 삼남길이 도반 다섯 분이나 생겨 든든하였고, 희미하던 삼남길이 좀더 뚜렷해졌습니다. 감사감사감사!!!
640 11:45
전남 장성군 갈재 초입 찻길 가에 세워진 갈재길 걷기 안내판
650 11:58
659 12:15
669 12:23
678 12:30
687 12:35
696 12:39
705 12:47
714 12:57
1987년에 폐쇄된 구 터널
723 13:07
732 13:11
군대가 주둔하였다는 군령마을
741 13:16
749 13:25 하산 완료- 군령마을 입구
감사합니다.
'나의 이야기 > 삼남,영남,관동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남삼남길을 되돌아보고 (15) 장성역-임곡- 황룡강-송정 전남 2 /2015. 3.17(화) (0) | 2015.04.18 |
---|---|
전남삼남길을 되돌아보고 (14) 백양사역- 작동- 장성호 -장성역 전남 1 / 2014. 10. 28 (화) (0) | 2015.04.18 |
전북삼남길을 되돌아보고 (12) 김제 금구- 금평- 태인- 내장사 전북 3 / 2014. 10. 14 (화) (0) | 2015.04.18 |
전북삼남길을 되돌아보고 (11) 익산 미륵사지-왕궁- 삼례-이서-금구 전북 2 / 2014. 10. 7 (화) (0) | 2015.04.18 |
전북삼남길을 되돌아보고 (10-2) 여산 - 숲정이 성지- 왕궁저수지 전북 1 / 2013. 9.30 (화) (0) | 2015.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