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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삼남길을 되돌아보고 (12) 김제 금구- 금평- 태인- 내장사 전북 3 / 2014. 10. 14 (화)

august lee 2015. 4. 18. 07:57

전북3


2014년 10월 14일(화) 06:30 서울을 출발하여 2시간 20분만에 김제시 금구면사무소에 도착했어요. 인증샷을 한 후에 뒷골목에 있는 금구향교을 돌아나와 원평(금산면)을 향해 걸었습니다. 양명은 전주행 버스 종점이고 화장실도 있어요. 우측 보도步道에 콩크리트가 덮혀있습니다. 지난 10월 초에 끝난 아름다운 순례길에서 주최한 세계순례대회(9.27-10.4) 덕분인가 봐요. 우측에 1번 국도와 호남고속도로가 있어 차량통행이 드물어 걷기 좋은 길입니다. 가끔 리모콘 트럭이 다녀서 맘 놓기는 이른 감이 있어요.

 

용복교차로에서 1번 국도와 겹쳐집니다. 차량이 직진하면 1번 국도를 달리는 차들과 맞부딛치는 위험한 곳이라 '도로끝'이라는 경계표지판이 있어요. 우리가 계속 걸으면 끊어졌던 옛길과 다시 만납니다. 농협목우촌 김제육가공공장이 눈에 들어와요. 길가 코스모스도  좀더 많이 심고 가꾸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룡마을을 지나 반곡 버스정류장에서 쉬었다가 구성산 방향으로 좌회전했어요. 금평저수지까지 5키로이고 그 전에 쌍룡사를 지나서 우측으로 걸으면 금산면사무소- 옛 지명 원평-에 이릅니다.

 

잘 생긴 반곡정盤谷亭이 우람하게 느껴지는데 우리는 방금 휴식이 끝났어요. 오솔길을 따라가니 고목이 서 있습니다. 옛길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는데 동네에 이르자 길이 막혀서 되돌아 나옵니다. 양봉하는 분에게 물어서 농로를 찾았어요. 뽕나무밭을 지나니 콩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 커다란 공장이 나옵니다. 다시 만난 마을에서 김제시 금산면 삼봉1길 84-10이라는 새주소를 카메라에 담았어요. 2012년 스페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순례길에서 마을 초입과 끝나는 지점을 사진에 담는 버릇이 생겼나 봅니다. 여기에도 잘 지어진 정자亭子가 좌측에 홀로 기다리고 있는데, 동네 사람들이 언제 저기서 쉬실까요? 논 사이에 난 농로를 지나면서 좌우로 황금물결을 만끽합니다. 가을이 아니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없겠지요? 몸과맘이 모두 편안합니다.

 

 


16  08:51

금구 향교 정문

 

 

30  09:15


40  09:26  용복교차로에서 큰길과 만나요. 차도는 끝이지만 사람들은 직진하여 소로를 계속 걷습니다.

 

용정 버스정류장에 거미줄은 걷었지만 휴지가 흩어져 있군요.

목우촌 앞을 통과합니다.

 

50  09:37  기룡마을

선발대가 되돌아오셔요. 금평저수지와 쌍룡사 방향으로 좌회전하렵니다.

 

60   09:58

 

반곡정

 

옛길의 흔적인듯 고목이 반겨줍니다.

70  10:15

양봉 모습도 구경하고요. 길도 물었습니다.

 

도로 종점에도 길은 있습니다. 어리가 답사하지 않은 길을 가려니 물어물어 가지만 사람이 드물어요.

 

뽕나무 잎이 무성합니다. 누에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오디 농사를 짓는가봐요.

 

김제시 금산면 삼봉1길이네요. 활기차고 신명나는 희망 김제를 가꾸어가려고 노력중입니다.

 

황금 물결 너머로 원평마을이 보여요. 지난 번 어리 혼자서 답사할 때에는 1번 국도 옆길로 직진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위성사진에서 옛 삼남대로를 찾아 빙돌아서 걷고 있어요. 가을걷이하는 농부를 모처럼 만나 쌍룡사와 금평저수지 가는 길을 물었습니다. 마을이 나타나며, 쌍룡사 100미터라는 입구 표지판과 그 방향으로 절 지붕이 보였어요. 선발대는 앞서 가서 들리지 못했습니다.

 

모악산 마실길 제1코스 정여립 용마무덤이라는 푯말이 세워져있어요. 금구향교에서 7.1키로, 금평저수지 2.1키로라네요. 정여립(~1589)은 대동계를 조직하여 구성산과 상두산에서 무술을 연마하며,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용마를 타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적어놓았습니다. 용마무덤이 밭 아래 있다는데, 저 멀리 간 선발대를 따라가기에 바빠서 그냥 지나칩니다. 지금도 용마제를 지내고 있다는데, 용마야, 미안하다.

 

바로 눈 앞에 금평저수지 제방이 보여요. 그 뒤에 멀리 보이는 뾰족산이 모악산인가 봅니다. 용암교 앞뒤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우회하여 보도를 따라갔어요. 좀더 직진하여 우회전했으면 더 좋았을 터인데, 어리가 판단하지 못하고 촌로의 말을 들은 게 잘못입니다. 동대사대부속중고등학교를 지나니 원평교회와 평강어린이집이 나타났어요. 학평마을 표지석을 지나 남원추어탕집에서 우회잔하면 금산면사무소입니다. 지평선축제 프랙카드가 걸려있어요. 예전엔 원평면이었다는데, 왜 금산면으로 바뀌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모악산 아래 창건 1400년이 넘는 금산사 미륵님을 기리고 널리 알리려는 마음에서인지도 모르죠.

 

오전11시10분에 금산면사무소에 도착하니, 더 걷기도 점심을 먹기도 어중간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금산사를 구경하고 와서 동학혁명군 집결지였다는 원평장터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어요. 금산사에는 경로우대를 받아 경내까지 차로 이동하였습니다. 특히 학생 관람객이 많았어요. 1415년 전에 진표율사가 중창한 금산사 미륵전에는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여기가 후백제 견훤왕이 아들에게 유폐 감금되었던 곳이라니, 충남 연무읍 뒷산에 잠들어계신 분이 생각 났어요. 중국과도 가깝고 일본과도 왕래가 잦았던 망국 후백제를 제대로 재건하여 통일을 이룩했더라면 우리나라는 어찌 되었을까요? 문화재가 많다는 금산사를 뒤로 하고, 이름이 특이한 귀신사로 향했습니다.

 

귀신사는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와 달리 돌아와 믿는 절이라는 뜻을 가진 歸信寺였고 여승들이 들깨 타작을 하고 있었어요. 귀신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인데, 대적광전大寂光殿 안에는 보물로 지정된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아미타불과 약사불을 모셨습니다. 뒤로 돌아가 보니 석탑과 석수가 있었는데, 석수(石獸, 돌사자) 등 위에 납자의 성기처럼 마디진 돌기둥과 또 하나의 작은 돌기둥이 얹혀있었어요. 보통은 귀신사 남근석이라고도 불는 것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금산사와 귀신사를 둘러볼 여유를 가져서 좋았어요. 미륵님과 비로자나 부처님도 우리 6인방을 지켜봐주시겠지요?

91-174

 

100  10:43

 

 

금평저수지

110  10:51

 


 

120  11:05

130  11:25

금산사

140  11:32

 

150  11:38

174  12:02   귀신사

 

금산사와 귀신사를 돌아보고 유명하다는 원평시골장터라는 순대해장국집을 찾았어요. 120년 전에동학농민혁명군이 집결했다는 원평장터는 4, 9일이 장날이라 볼만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한산하기만 합니다. 식사 후에 학수재를 지나는데 2014 위령제 봉향이라는 플랙카드를 보고 무언가 궁금했어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바로 다음 날인 10월15일(수) 이곳 학수재에서 동학혁명 대접주 김덕명 장군을 기리며, 원평 기미독립만세운동으로 순국하신 열사들을 추모하는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학수재로 올라가 참배라도 하고 올 걸, 두번 째로 지나면서 그걸 모르고 간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학수재는 정읍 24K, 태인 10K 지점. 이제 오후에 10키로만 더 걸으면 오늘 일과가 끝나죠. 새벽 5시부터 서둘러 나와 이렇게 걷는데, 1박하고 다음 날 전북삼남길을 모두 마칠 계획입니다. 신장마을, 어유동 1K, 천수산 약수사 1.5K라는 표지판이 있는 원평1길이네요. 구월리 어유魚遊마을은 물고기들이 뛰노는 건강장수마을인가 봅니다. 이제는 정읍시 감곡면입니다. 좌측 그린주유소에는 정기휴일이라는 간판이 붙어있지만 휴업상태. 자동차가 다니지 않은 길목에 무슨 주유소가 필요하겠어요?

 

어서 오십시오 정읍시 라는 안내판이 반겨줍니다. 만복교회 입구에는 논밭에서 모래를 캐내는 작업중이랍니다. 통석교차로를 지나 우측 토끼굴로 나가서 솟튼재를 넘었어요. 이곳 태인-원평간 옛길은 동학농민군의 진격로이자 보급로였답니다. 솟튼재는 원평장에 소를 팔러가는 고개인데, 도둑들에게 빼앗겨 도둑굴이라고도 불리웠데요. 1번 국도 표시판에는 전주 원평으로 나옵니다. 지금은 금산군 원평리가 되었지만 금산보다 원평으로 많이 부르는가 봐요.

 

솟튼재 가는 길은 완만하고 물억새가 반겨주는 아담하고 편안한 시골길입니다. 좌측으로는 1번 국도가 지나다가 솟튼터널로 들어갔다 나옵니다. 솟튼재 조그 못미쳐 쉽니다. 계곡에는 흙을 채워 평탄작업을 하고 소나무를 심는 조경작업이 한창이에요. 옛날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많은 차량들이 이 솟튼고개를 넘었을 것입니다. 지난 번 답사 때 보니 폐허가 되어버린 휴게소와 주유소 건물을 철거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정읍시 광역화장장 시설공사중이에요. 솟튼재를 찾아보니 화장장 신설 반대 시위글이 많이 얼라와 있어서 알았습니다.저기 게시판에 다가가서 사진 넉 장만 찍어왔으면 더 먼저 알았을 터인데 그냥 지나쳤어요. 보조밑창을 깐 신발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걸음걸이가 조금 불편합니다. 솟튼재를 넘으니 옹동면이고 좌측으로 화신공원묘원이 있군요.

 

1번 국도 토끼굴을 좌측으로 빠져나와 계속 걸었어요. 길가에 잘 익은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모습도 볼만 합니다. 통사- 송월- 작소로 이어진다는 버스정류장 앞에 선발대장님이 기다리고 계셔요.용호교차로를 그냥 지나갑니다. '용호리 상산리 주민들은 석산 결사반대', '석산에 협조하지 맙시다'라는 플랙카드가 붙어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혹시 화장장 신설공사를 반대한다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동학혁명군 김개남 장군묘역 8.1K라는 안내판과 용호천 표지판이 보여요. 거기에서 우측으로 토끼굴을 지나 농로를 걸으면 녹동마을 비석군과 광산 김씨 효자비, 세현정 洗현亭이 나옵니다.   

 

176-250

 

 

 

185 13:14

 


 

195  13:21


 

200  13:31

 


솟튼재를 넘고 있어요.

 

210  13:44

 


솟튼재 광역화장장 시설공사중입니다.

 

220  14:07

 

 

230  14:20

 

 

240  14:31    

녹동마을 비석군 옆에 광산 김씨 효자비와 세현정 洗현亭이 있습니다. 세현암 앞길은 전라도 각지의 백성들의 통행로가 되고 지친 몸을 쉬어가던 곳이었데요. 갑오 동학혁명군의 진로가 되었다고 구전되며, 흔적만 남아있던 것을 정읍시에서 지원하여 2006년 10월 재건되었습니다. 우리 일행도 세현정에서 쉬다가 녹동교와 고천삼거리를 지나 태인읍으로 들어섭니다.

 

 



264   14:45

285  15:00


296   15:15

 

306   15:28

태인읍은 작고 조용한 동네입니다. 태인초등학교 구내에 옛 태인동헌東軒이 있는데, 처음에는 지나쳤다가 묻고 물어서 학교 안으로 들어가 찾았어요. 오후4시가 조금 지났는데 관리인이 문을 잠그고 퇴근해서 겉 모습만 보았습니다. 태인은 길가인데도 폐허가 두세 곳이나 눈에 띄였고 미륵불교 총본부도 있었어요. 김제쪽에는 원불교가, 태인과 원평에는 미륵신앙이 많이 퍼진 것같습니다.

 

태인파출소 건너편 네거리에 피향정이 있어요. 신라때 최치원 선생이 당시 태산군수로 재임할 때 이 곳 연지蓮池 가를 소요하며 풍월을 읊었다고 전해집니다.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도 이곳 현감을 지냈다네요. 길가에는 피향정 披香亭, 뒷쪽에는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이라는 현판이 붙어있습니다. 거기에서 우리 6인방이 인증샷을 하고 함벽루涵碧樓를 돌아보았어요. 동헌을 찾다보니 영조대왕 생모 숙빈 최씨공원까지는 못 가보아 아쉽습니다.

 

저녁은 칠보발전소를 지나 산외한우마을에 가서 소고기를 먹기로 했어요. 한우 정육점에서 부위별로 쇠고기를 골라 사다가 장터식당에 가서 구워먹습니다. 가격도 저렴하여 1인당 1.5만원 정도면 먹을 수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요. 처음에는 한두 집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온 동네가 다 한우를 팔거나 굽는 집이 되어서 정읍 9경에 하나를 더해야 할 것같습니다. 

 

정읍의 자연 문화 역사가 살아 숨쉬는 정읍 9경을 곳곳에 소개하고 있어요. 1.내장산  2.정읍사 공원  3.전봉준 공원  4.옥정호  5.정읍천  6.백정기 의사 기념관  7.동학농민혁명기념관  9.김동수 가옥  9.충렬사 공원 등입니다. 칠보발전소는 산너머 섬진강 강물을 끌어와 산중턱에서 낙차를 이용하여 발전도 하고 농업용수로 사용한다는데, 옥정호와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전북삼남길을 걷고 있는데 마치 정읍구경을 나온 것처럼 관심이 가지며 궁금해 하고 있군요. 아직은 비수기라 내장산 모텔촌으로 이동하여 1박하고 다음 날(10월 15일) 아침에 북면사무소에 가서 남은  전북삼남길을 걸을 것입니다.

313-410

330   15:55 

340   16:00


350  16:07




 

 


360  16:27

 

 

 

 


370  18:32

 

377         20:24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