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1
2014년 10월28일(화) 오전6시30분, 서울을 출발하여 내장산을 향했어요. 전북삼남길을 모두 마치고 10월 하순에는 내장산과 백양사 단풍구경을 하고 담양에 가서 진풍길 님이 사주시는 좋은 밥을 먹고 올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2~3일 전에 내장사를 다녀오신 분이 단풍이 들지 않았으며 10여일이 지난 11월 초순에야 절정에 이를거라는 정보를 알려주셨어요. 갈재에서 백양사까지만 3.6키로를 걷고 담양에 갈 예정이었는데, 당일 전남삼남길이 시작되는 백양사역에서 장성역까지 21키로를 걷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러죠. 갈재는 차로 넘고 곧바로 백양사역으로 향했어요.
9시 40분부터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14코스 행복길은 어리가 2년 전에 걸어올라왔던 길이라 낯익었어요. 소로를 따라 걷다가 토끼굴을 지나 농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우측 호남고속도로에는 쌩쌩 달리는 차들이 많았지만 좌측 1번 국도에는 거의 한적한 편이었어요. 논에는 탈고하고 남은 벼짚을 두루마리로 말아 비닐을 씌워놓았습니다. 겨우내 소들의 양식이 되겠죠. 그런데 황룡강 지류를 따라 뚝길로 안내하던 14코스가 산을 넘어 장성호 수변길로 바뀌었습니다. (사 아름다운 도보여행에서 확인하였어요. 제방 길이 훨씬 수월한데 바뀐 이유가 있겠지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A, B코스로 나누어진다는 푯말이라도 붙여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등산로라던데, 수변길을 걷는데 단 한 사람도 만날 수 없었어요.
1-80
12 09:02
22 09:28
32 09:39
41 09:44
60 09:55
황룡강 지류인 개천뚝길을 따라 남으로 내려갑니다. 뚝길에 누가 심었는지 아 어린 단풍나무가 예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다행이며 많은 나무를 심고 가꾸어야겠어요. 오늘도 진풍길 선발대장님은 뒤따르는 어리를 기다렸다가 삼남길 표시리본 앞에서 포즈를 취해주십니다. 농로에 아주 기다랗게 벼를 말리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군요. 마침 주인장을 만나 몇 마디 나눕니다. 어리가 금년은 풍년이지요? 라고 묻자 그저그래요라고 답하십니다. 철길 아래 그늘에서 처음 휴식시간을 가집니다. 서영종 님이 준비해오신 빵을 나누어주십니다. 잘 먹었어요. 감사합니다.
최고의 논둑길을 한참이나 걷습니다. 차들이 없고 황금물결이 많이 사라졌지만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농촌 모습을 맘속에 간직하고 걸어가는 우리들은 행복을 만끽합니다. 그런데 작은 내를 건너는 징검다리도 사라졌는지 없어서 겨우겨우 스틱에 의지하여 중심을 잡고 작은 내를 건넜어요. 다리를 건너고 조금 더 가서 좌측 소로로 방행을 바꿨습니다. 남쪽지방에서나 보던 울금농사를 잘 지었군요. 우리가 먹는 카레의 원료가 된다는데, 겉 모습은 키가 크게 자라난 생강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바로 앞에 마을과 정자가 보여요. 작동이라고 하며 정자에서 좌회전하여 산길로 접어들어습니다. 조금 올라가니 성미산 등산로 표지판이 나옵니다.
81-170
애기 단풍
90 10:14
110 10:32
130 10:46 겨우겨우 내를 건넙니다.
울금
작동 정자에서 좌회전하여 아스팔트길을 올라갑니다. 박산작동길이라는 표지판이 전신주에 붙어있어요. 군데군데 빨강색 삼남길 꺾쇠가 보입니다. 나무가지에 리본도 붙어있어요. 전남삼남길 14코스 행복길이 장성호 방향으로 바뀐 후에 사람들이 얼마나 찾았을까요? 성미산 등산로입구 안내표지판이 보여요. 안내도를 보면, 작동에서 안내도 현위치까지 1.2키로, 갈림길 네거리까지 1.2키로, 직진하여 1.6키로, 삼거리 갈림길에서 지도에 나타난 끝까지 0.9키로 등 총 4.9키로입니다.
우회전하여 완만한 산길을 돌고돌아 올라갔어요. 깔딱고개는 아니지만 그래도 오르막길이라 숨이 찹니다. 한참을 가고 또 걸으니 저 멀리 장성호가 보여요. 이제는 더 올라가지 않는 고개마루인가 봅니다. 태양광이 붙어있는 무인작동방송기에 삼남길 꺾쇠가 보입니다. 서둘러 걷다보니 아직 휴식시간이 되지 않았고 물 한 모금 마실 여유가 없어서, 어리는 털썩 길에 주저 앉아 물을 먹었어요. 진풍길 님이 카메라를 가져다가 그 모습을 담으십니다.
발병이 난 왼발 뒷꿈치는 보조 밑창 덕분인지 걸을만 했어요. 다행입니다. 이제까지 산길을 걸어오면서 도보꾼이나 등산객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어요. 전북 삼남길이나 전남 삼남길에서도 못 보았지만, 여기 행복길 장성호 임간도로에서는 누구라도 만나기 어려울 것같습니다. 우리 6인방이 전세를 낸 길이 되었어요. 산길 말고 예전에 이어졌던 뚝방길도 다시 안내하여 A코스와 B코스로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A 코스는 청춘길, B 코스는 경로길로 말입니다.이런 산길은 여유있게, 시간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걸으면 참 좋겠어요. 정말 몸과맘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새벽부터 서둘러도 전남삼남길까지 차량 이동하는데 왕복 6~7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러니 당일 행사로는 더 걷고 싶어도 4~5시간 이상은 걷기 곤란합니다.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왔다가 가는 그런 일정이 전남 삼남길에서는 무리이고, 적어도 2박3일은 잡아야겠다는 의견들이었어요.
189 11:09
198 11:14
225 11:29
310 12:36
320 12:39
임도는 계속 이어져서 걷고 또 걸어갑니다. 장성군에서 세워놓은 이정표에 장성호 입구 4키로라네요. 지금 시간 11시 55분, 앞으로도 40분은 더 걸어가야 합니다. 앞뒤가 상당히 떨어져있군요. 그런데 이젠 바로 앞에 호수가 있어요. 표지판에 700미터라는 곳에서 6인방이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니 영산강유역농업개발기념탑이 보이고 제방이 나타납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장성호이고, 이 부근을 장성호 수변공원으로 만들었어요. 제방 뚝에서 인증샷을 하고 장성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오늘 도보 일정은 여기에서 끝입니다. 감사합니다.
330 12:47
340 12:50
담양까지는 차량으로 40분이 걸린답니다. 일행중에 오후 6시까지 서울에 가야하는 분이 계셔서, 서둘러 장성역으로 출발했어요. 댐 아래 넓은 들이 펼쳐집니다. 문득 이은상 님이 지으신 노령의 큰 산줄기 타고 내려와 ~전남도민의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전남도민의 노래 이은상 작시
이호섭 작곡
1, 노령의 큰 산줄기 타고 내려와 그림같은 산과들에 열린 고을들
오랜 전통 빛난 문화 실린 그대로 여기서 나고 자란 정든 내고향
뭉치자 세우자 힘차게 살자 이땅은 물려받은 우리의 낙원
2. 다도해 푸른 바다 끼고 안고서 곳곳이 기름진 땅 보배의 고깐
너와 나 손목잡고 한마음 한뜻 낙토를 만드리라 우리 손으로
뭉치자 세우자 힘차게 살자 이땅은 물려받은(가꿔야 할?)* 우리의 낙원
3. 겨레는 고난속에 한덩이 지고 세기는 어둠에서 밝아오나니
희망의 아침 햇빛 한아름 안고 나가자 새역사의 뚜렷한 길로
뭉치자 세우자 힘차게 살자 이땅은 길이길이 우리의 낙원
* 제2절 후렴 '물려받은'을 '가꿔야 할'로 바꿔 부르면 어떨까요- 어리의 생각입니다.-
provin.wma 전남도민의 노래 1,3절
장성에서 한우 큰마당이라는 한식집을 찾아갔어요. 진풍길 님이 초대해주신 점심을 담양 아닌 장성에서 맛있는 한우로 잘 먹었어요. 과용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오후 2시 40분에 장성역에서 P님을 배웅해드리고, 남은 우리 일행 5인방은 장성 백양사를 거치고 내장산을 넘어 내장사 옆으로 상경길에 올랐어요.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차창 밖으로 아직 단풍이 제대로 물들지 않았지만, 조금씩 화려한 빛을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백양사를 지나면서 대봉과 단감 구경을 잘 했어요.
오전 9시 40분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20분 동안에, 우리 6인방은 19,058보 13.34키로를 걸었어요. 대략 계산해보니, 산길까지는 시속 4.5키로* 2시간= 9키로, 고개 정상까지는 3키로*08=2.4키로, 내리막 길에서는 4키로*0.5시간= 2키로입니다.
금년도 삼남길 걷기는 14회에 걸쳐 경기도와 충남과 전북 등 330키로, 추가로 전남 삼남길 13 여 키로를 완주했어요. 긴 방학을 하고 2015년 3월17일(화)~ 18일(수)에 장성역에서 약 50키로를 걷기로 하였습니다. 자세한 일정을 세우기 위해 2015년 3월 2일 12시, 교대역 1번 출구 부근에 있는 식당에서 회합을 열기로 하였어요.
진풍길 님과 윤기중 님
서영종 님과 박찬도 님
370 13:33 김영신 님과 이창조 님
390 15:11
백양사 입구
400 15:2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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