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단련/산티아고 순례보고

22. 라바날 - 폰세바돈 - 크루스 데 페로 - 모리나세카 / 2012. 5. 27 (일)

august lee 2012. 7. 21. 02:47

 

 

 

산골마을 라바날을 6시 10분에 출발하여 몽테스 레옹에서 좌측을 보니 테레노 산(2188미터)에 잔설이 보여요. 아마도 우리는 1,300 미터쯤 올라와 있는 것같습니다. 그야말로 비행기를 타고 아래를 내려다 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지대가 높아서 바람이 세게 부는지 나무를 심어놓고 그물망과 받침대를 세웠습니다. 산 꼭대기에 있는 마을 폰세바돈 바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밖에 나가보니 창고에 오토바이가 놓여있어써요. '아! 여기 잚은 주인장이 아침 장사만 마치면 저걸 타고 이 주변을 누비겠구나!'하고 생각하니 멋져 보였습니다.

 

산 길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피어있고 저 건너편에는 풍력을 이용한 발전기의 날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어요. 넓고 넓은 밀밭에다 만년설에서 내려오는 풍부한 물, 풍차를 돌려서 일으키는 많은 전력으로 '스페인은 먹는 문제가 해결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 정상에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데, 안내판에 LA CRUZ DE FERRO 라고 씌여있어요. 박윤건 단장님의 말씀은 각자 고국에서 가져온 돌에다 자기의 소망을 적어 경건한 마음으로 십자가 아래에 올려놓는답니다. 그런데 순례객들이 사진을 찍는다고 밟고 올라가 돌탑들은 모두 무너져버리고 글씨를 쓴 돌들만 아무렇게나 놓여있었어요.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데 소원이 이루어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답니다.

 

조금 더 가니 만하린이라는 동네이름이 붙어있는데, 농사가 잘 되지 않아 마을 주민들이 모두 떠나고 딱 한 잡만 남아있답니다. 그런데 커피도 준비해놓고 배지나 기념품, 생수와 표주박 등을 진열해 놓았어요. 만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태극기도 딱 자리를 잡아서 반가웠습니다. 기념품에는 가격이 붙어있지만 생수나 커피 등은 알아서 기부금으로 내놓으라니 손님이 모두 들려서 야단법석을 떠는 곳입니다. 그 후에도 길가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을 보았지만 이동식이고 규모가 적은데, 만하린이라는 동네이자 가게에는 제법 장사가 잘 되는 것같아 흐뭇했어요.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가 봅니다.

 

내리막길에 있는 암부로스 마을을 지나고 모리세나카가 나왔는데, 공립 알베르게는 마을을 한참 지나 변두리에 있었어요. 짐을 풀어놓고 모리세니카 마을까지 다시 내려와서 저녁을 먹고 올라갔습니다. 동네 순례자 석상과 분수대가 있는 곳에 일본인들이 돈을 냈는지 일본어로 기념비가 세워져있었어요. 십자가 동산을 지나면서 무질서를 보아서인지, '꿈은 이루어진다. 꿈을 가져라'고 하는데 어떤 소원을 간직하고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빌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홍성남 신부님의 '벗어야 산다', '화나면 화내고 힘들땐 쉬어'라는 책을 읽어보니, 당장 뾰족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으나 소원이나 기도에 대한 응답이 나올 수 있을 것같습니다.

 

 

 

 

 

 

 

Teleno 산 (2188 미터)에 흰눈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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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스 데 페로 - 세계 각국의 돌멩이가 모이는 십자가 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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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에서 채리를 팔고 있는 사람의 자가용이 폭스바겐이네요. 허허! 차 꽁무니에 거는 장치는 뒤에 짐수레를 끌고 다니는 연결쇠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