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삼남,영남,관동길

21. 경북 영남길을 7인방이 걸어내려가다 : 낙엽벼랑길-불정역 4 / 2015. 8. 25(화) 11:21 벼랑길2 -개천 건너기-12:31 불정역

august lee 2015. 8. 2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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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복원되어 안전한 벼랑길입니다.


놓치고 그냥 직진한 토끼비리 제1 벼랑길 반환점입니다.

빗길에 미끄러운 바위를 타고.....



영남길 7인방의 얼굴에 해 냈다는 기쁜 표정이 역력합니다.






안전하게 복원된 토끼비리 제1길이 끝나고 되돌아가는 반환점이 있습니다. 나무 기둥과 로프로 새 길이 났어요. 그런데 선발대는 거길 그냥 지나쳤습니다. 낙엽이 수둑이 쌓여있고 빗길에 미끌어지기 쉬운 '잊혀진 원형 토끼비리' 제2 벼랑길로  계속 걸어나갔습니다. 어리는 사진 몇 장 찍어려다 후미가 되어 제대로 안내하지 못했어요. 걷는데 집중하려고 우산을 접어서 배낭에 넣었습니다. 스틱을 꺼내고 싶었으나 따라가기 바쁘고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촉각을 곤두세우며 뒤쫓아갔어요. 나중에 들으니 선두도 길을 제대로 찾으려고 헤매다가 넘어지고 미끌어지기도 했답니다. 영남길 7인방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각자 죽을 힘을 다해서 걸었고 없어진 길을 찾아 비스듬이 아니면 아래로 없는 길을 개척하며 걸어 내려갔어요.


앞에 중부내륙고속도로 높다란 교각 기둥이 보이고, 영강이 얕아져 냇물처럼 흐르는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제 출구를 찾아낸 것입니다. 큰 모험을 했어요. 서울교육삼락회 4월산악대 윤기중 단장님은 후기를 쓰면, 위험하니 함부로 이 길 - 숨겨진, 아직 복원하지 않은 제2 벼랑길-을 걷지 말라는 내용을 꼭 넣어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다행히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고 무사히 하산하였어요. 토끼비리 제2 벼랑길 탈출에 성공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또 하나의 난관이 나타났으니, 신발과 양말까지 벗고 영강을 도강渡江하는 문제입니다. 미끌어져서는 안된다고 어리는 생각했어요. 안간힘을 다 쓰느라고 탈진상태인데,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보니, 별 생각이 다 났답니다.


문득 50년 전, 화천군 풍산리에서 하계진지공사에 투입되었다가 호우경보 발령으로 갑자기 철수하던 1965년 8월10일 오후에 겪었던 일이 생각났어요. 병력은 모두 철수에 성공했지만 1개 대대분 취사도구와 1종 식량을 짊어진 3, 40명 병사들을 지휘하여 치중차량으로 이동했던 일입니다. 로프를 잡고 불어난 물을 건너오던 PX 병사가 짊어진 빈 막걸리 드럼통과 함께 떠내려갔습니다. 다행히 드럼통이 바위에 걸리는 바람에 바로 구해냈어요. 그런데  그 물길을 솥과 쌀과 보리 가마를 짊어진 병사들이 건너오다 미끌어지면 큰 사고가 날 판이죠. 나중에 소식을 들으니 전국에서 급류에 휩쓸려 많은 사고가 났어요. 고려대학교 불교학생회 회원들이 월정사 냇물을 건너다 모두 희생되었습니다. 당시 보병 제12사단 제37연대장 전성각 대령님과 제2대대장 이민 중령님이 당시 제6중대 화기소대장인 어거스트리 이 소위를 지명하며, 즉시 건너가 산을 넘어 병사들을 인솔하라는 구두명령을  받았습니다. 양쪽에서 로프를 팽팽하게 당겨주는데 한 중간에서 어찌나 물살이 게센지 꿈적 달삭도 못했어요. 망설이다가 '이판사판이다'하고 몸을 날려 한 발짝을 띄었더니 물결이 잠잠해져서 무사히 내를 건널 수 있었고, 병사들과 함께 조금 더 길을 가다가 다행히 철판 비계로 만든 도수로를 찾아서 무사히 건널 수 있었습니다. 50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 왜 떠올랐는지 알 수 없습니다.



신발과 양말을 벗어넣고 우선 스틱을 꺼내 쥐었어요. 바위가 미끄러웠지만 스틱이 받쳐주었고 무릎 이상으로 물이 차오는 깊은 곳은 한 발짝만 띄니 금방 건널 수 있었습니다. 발에 걸리는 것이 올갱이라고도 부르는 다슬기였어요. 만세다! 토끼비리길은 무사히 끝났어요. 그러나 고속도로 교각 아래로 내려오는 곳에 바위들을 굵은 철사로 묶어 석축을 쌓아놓았는데, 거길 칡넝쿨이 모두 덮고 있어서 발에 걸리면 넘어지기 쉬워요. 앞서 간 도반들이 '뒤로 돌아 내려와!'라고 소리치며 응원해줍니다. 정근화 님이 아끼시던 썬글라스를 잃어버린 곳이 바로 석축 사이었어요.  젊은이들도 어려운 길을 개척하며 물을 건너고나서, 어리는 '유격훈련치고 강도가 높구나!'라고 소리쳤습니다. 70대 노장들이 2,30대 흉내를 냈는데, 진퇴양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21  181-240



낙석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요.




행인들의 짚신으로 오랫동안 닳고 닳았는지 바위가 반짝반짝 빛납니다.

 

여기 우측 나무기둥과 로프가 되돌아 가는 반환점인데, 그걸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직진하여 큰 고생을 하였습니다. 이 지점에다

더 이상 직진하면 위험하니, 표시된 길로 되돌아 가시오 라는 푯말이라도 붙어놓았으면 참 좋겠어요. 선택 아닌 필수입니다.



189   11:23



7년 전에 복원하기 전에 세워두었던 안내판이군요. 이왕이면 복원이 계속되어 온전한 코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부터 낙엽만 쌓인채 숨겨있는 위험한 제2의 토끼비리 벼랑길 시작됩니다.



여기가 아직 복원되지 않고 낙엽들이 수십년 이상 겹겹이 쌓여있는 소위 '제2의 벼랑길'입니다.

위험한 곳이니 사진은 더 찍지 말고 그냥 걸으라는 충고가 들려왔어요. 감사합니다.






199  11:34


스틱이 꼭 필요한 곳입니다.


중부 내륙고속도로 교각과 영강이 보입니다.


여기에서 토끼비리 '제3의 벼랑길'이 불정역 부근 짐검다리로 이어져 있지만 거기로 가는 길은 숨어버렸습니다.


앞 사람이 개척해 놓은 발자국을 따라 나 있는 풀길을 따라갑니다.


우측 하단에 보이는 곳이 제일 얕아서 건너기 쉽습니다.



저 앞에는 벌써 많이 내려가셨어요. 풀길이 보이죠?

 

4월산악대 개선 장군 윤기중 단장님, 수고하셨습니다.


209  12:01  박찬도 고문님, 도강 성공. 만세 만세 만만세입니다. 애개개라고 하실 지 모르오나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정정균 님이 신발을 신으십니다.


서영종 님과 정근화 님, 축하드립니다.


중부 내륙고속도로가 터널을 지나 높은 교각 위로 이어집니다. 여섯 개 다리중에 두 개가 지나갑니다.


어느 틈에 누군가가 버얼써 소망탑을 쌓으셨네요.


누군가가 다녔던 흔적이 보여요. 철망과 철망 사이에 작은 돌로 계단을 만들어 놓아서 그걸 밟으면 쉽게 올라올 수 있어요.





219  12:13  점심 먹으려고 진남휴게소로 가려다가 역방향임을 깨닫고 발길을 불정역 방향으로 뒤로 돌렸어요. 아유, 미안합니다.







불정역으로 가는 길, 500미터입니다.





229  12:26




폐쇄된 철길을 활용하여 레일바이크 코스로 개발했는데 찾는 손님이 별로 없나 봐요.




문을 닫은 것처럼 보이는 곳이지만 영업중이라 우리가 점심을 먹었어요. 올갱이해장국으로





불정역 佛井驛- 이 부근에 절이 있어 부처님에게 올리는 물을 떠오는 우물이 있었나 봅니다.


240  12:31  밥 먹으러 가는 길은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