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삼남,영남,관동길

충남삼남길을 되돌아보고 (9) 공주- 노성향교- 마구평- 논산 충남 5 / 2013. 9.23(화)

august lee 2015. 4. 18. 07:46

윤기중 님, 서영종 님, 진풍길 님, 박찬도 님, 김영신 님, 어리는 촬영중


2014년 9월23일(화) 오전 6시30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공주행 대합실에서 6인방이 만났어요. 이 중에 다섯 분은 전 날(월) 서울교육삼락회 4월산악대에서 속리산 문장대를 넘어왔습니다. 여독이 가시기도 전에 꼭두 새벽부터 서둘러 나오신 것인데, 얼굴에는 화안한 미소를 가득 풍기십니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에는 피로도 물렀거라!' 엔돌핀이 넘치는가 봐요. 한참동안 졸았어요. 차창을 바라보니 천안 풍세마을과 무학리로 가는 쌍령옛길 입구가 스쳐 지나갑니다. 금방 차령터널이 보이고요.

 

1주일만에 다시 보는 공산성과 금강 고수부지에는 축제준비가 다 끝났어요. 1시간 35분만에 공주에 도착하여 곧바로 택시 2대에 분승하여 임립미술관보다 4키로쯤 더 달려 봉명교차로(요금은 12,000원씩)에서 내렸습니다. 어리가 두어 번 쉬던 호남고속철도 아래로부터 몇 백 미터 더 왔어요. 뒤로 제각이 보이고 앞에는 단군성전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습니다. 23번 국도 좌측길로 걷다가 토끼굴을 빠져나오니 일반 도로 옆에 해찬들 표지판이 보이는데 CJ공주공장입니다. 한참 가다가 좌회전하여 월암천을 만나고 다시 우회전하여 뚝길을 걷는데 아카시아와 풀들이 제멋대로 자라서 걷는데 지장을 줄 정도입니다. 도중에 개울가로 내려와 걷기도 하다가 노성천 다리를 건너서 동쪽으로 쭉뻗은 농로 옆 나무 그늘에서 첫 휴식시간을 가졌어요. 진풍길 님의 황남빵은 단골메뉴가 되고, 박찬도 님의 과일은 포도로 바뀌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쉬다보니 우리가 걸어왔던 뒤쪽에서 우뚝 솟은 계룡산이 6인방을 지켜주시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오후에 신기하고도 많은 보탬이 되는 해프닝이 벌어졌어요. 맨뒤에 오는 B님을 노성중학교 부근에서 30 여 분 기다리면서 전화로 연락할 때에는 조금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한 두 시간 뒤에는  그 일이 오늘 일정을 크게 바꿔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세상 일을 당장에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아닐까요? 세상에는 비밀이 없고, 공짜가 없고, 정답이 없다고 했어요. 정담이 없다는 말이 실감 나고, 임기응변이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그 가운데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말도 머리를 탁치고 지나갑니다. '하루 종일 우리 6인방을 지켜보셨던 계룡산 산신령님이 부하를 보내고 스을쩍 조화를 부려서, 사람들 마음을 열게하고 난처할 뻔 했던 우리를 많이 도와주셨지 않았을까?' 지금 와서 생각해 봅니다.

 

삼남길에 나선 지 9일째인 9월23일(화) 일정은 짜기가 어중간하였어요. 공주 공산성길이 막혀서 공주대교- 혈흔천 뚝길- 임립미술관까지 제6길 공산성길(12키로) 중에서 8키로, 경천 버스정류장까지 제7길 춘향전 옛길(10키로), 그리고 노성향교를 지나 하도2리 버스정류장까지 제8길 노성고을길(14.4키로) 등 모두 32.4키로입니다. 그리고 제9길 은진향교길 중에 부적면 마구평까지 6키로이니 총 38.4키로로 사실은 이틀 걸어야 할 거리라고 판단하였어요. 하여, 이미 완주가 곤란한 제6길 공산성길(하술막예비군 훈련소- 공산성 입구 3키로는 완주함, 공산성- 입립미술관) 중 걷기 못한 9키로는 다음 기회에 공주 일원(황새바위와 무령왕릉 등)을 별도로 계획할 생각이었습니다.그러다가 더 욕심을 내서 임립미술관에서 봉명교차로까지 약 4키로도 택시로 건너 뛰기로 하고 양해를 구했어요. 그렇게 하면 제7길 춘향전 옛길 5키로와 제8길 노성고을길 14.4키로를 합하여 약 20키로입니다. 하도2리 버스정류장에서 부적면사무소까지 제9길 은진향교길 6키로를 더 걸어면 26키로이니 해 볼만 하다고 어리는 생각했습니다.

1-80

 17  08:20 공주 도착


30   08:43

풀밭으로 좌회전. 건너편 해찬들 표지판 건물은 씨제이 공주공장입니다.

 

 

40   08:51

월암천을 만나서 다시 우회전합니다.

 

67   09:22 09:15 뚝길에 잡초가 무성하여 걷기에 지장을 줍니다. 우리 모두가 삼남길을 사랑하고 아껴야겠어요.


 

노성천은 우리 6인방이 논산에 다 다다를 때까지 하루 종일 친구가 됩니다.


 계룡산이 하루 종일 우리들을 지켜보고 보살펴주십니다.

지켜보시다가 오후엔 신기하고 보탬이 되는 해프닝까지 기획, 연출, 감독해주신 것은 아닐까요? 

 09:34 첫 쉼터는 농로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 그늘입니다.거목이 아니지만 6인방이 충분히 쉴 수 있어요.


100   09:59

110   10:13

 

120   10:47

 



130    11:15  무동정 舞童亭 - 춤추는 아이들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140   11:31

150  11:42

뒤돌아보니 계룡산이 하루 종일 우리를 지켜봐주시네요.


160   11:50

 

 

169   12:03

 

188  12:23

198   12:31

 

주곡리는 주막이 있던 술골[주곡 酒谷]이었데요. 논산시 상월면입니다.

 

208   12:40

주곡교

218  12:53

 

 어리가 사전 답사할 때 찍은 큰 토끼굴 부근 사진. 작은 토끼굴은 맨 우측으로 연결됩니다.

우리 일행은 우측에 있는 작은 토끼굴을 지나 좌측 작은길로 잘못 들어섰어요.

좌측길은 삼남길이 아니라는 표지가 있어야 착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서 답사할 때 찍은 우측으로 이어지는 도로의 사진입니다. 간판 뒤로 멀리 농협주유소가 보여요.

 

 주유소 우측으로 난 골목길이 교촌리로 이어지는 삼남길입니다.(사전답사 때 찍은 사진임)


아차! 노성중학교 담 옆으로 난 길로 우회전하여 궐리사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B님을 기다렸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B님도 우리처럼 우회전하여 줄곧 가다가 노성중학교 모퉁이에서 삼남길 리본을 보고 달리셨데요.

 

노성 궐리사. 좌측 숲 사이로 공자님 석상石像이 조그맣게 보입니다.

 노성 궐리사

 

 

논산 명재 고택- 윤증 선생 고택입니다. 수리중 출입 통제.

 

238  13:39

240  13:40  노성향교- 그래서 이 마을을 교촌리라고 부릅니다.


  노성향교- 노성魯城은 은진과 더불어 논산에 있는 이름 난 교육기관이었어요.


열녀 공주이씨 정려 앞에서


제7길 춘향전 옛길 5키로와 제8길 노성고을길 14.4키로를 합하여 약 20키로입니다. 하도2리 버스정류장에서 부적면사무소까지 제9길 은진향교길 6키로를 더 걸어면 26키로이니 삼남길에 오른 지 9번째인 9월 23일(화), 해 볼만 하다고 어리는 생각했습니다. 주천교를 지나 길가 중국집에서 짜장면이나 먹고갈까, 하여 알아보니 화요일 휴무라고 문을 닫았어요. 그럼 노성면에 가서 식당을 찾아보자고 길을 재촉하였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해프닝이 일어났습니다.

 

노성 궐리사로 가는 길에 토끼굴을 지나서 우측 주유소 옆길로 이어지는 삼남길을 타는 걸 깜빡했어요. 선발대가 좌측으로 걷느라고 우측에 표시된 꺾쇠를 놓지고 좌측으로 갔는데, 어리도 무심코 뒤따라가다가 표시 리본이 없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길을 잘못 들었으니 노성중학교 담벽을 타고 우측으로 가면 노성 궐리사(공자님을 모신 사당)로 간다고 하여 방향 전환을 하였어요. 버스 정류장에서 뒤따라오는 B님을 기다리면서 통화를 하였는데 금방 몇 분만 기다리면 거기에 도착할 수 있다는 답신이 있었습니다.

 

선발대 J님은 토끼굴 주유소 방향으로 달음박질로 마중 나가고, 우리는 궐리사 입구에서 30분 넘게 기다렸어요. 그런데 S님과 어리가 생각해보니,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B님은 노성중학교 서쪽에 있는 삼남길 리본을 보고 앞질러 달려가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서둘러 명재 윤증고택과 노성향교, 열녀 공주이씨의 정려를 둘러보고 노성중학교 건너편에 있는 금수강산 식당에 갔어요. S님은 식당이나 교통편 알아보기에 도가 트신 분입니다. 먼저 가셔서 백반 6인분을 주문해놓으셨어요. 앞질러가신 B님과 통화해보니 되돌아오려면 30분 이상이나 걸리는 하도1리에 와 있으니 기다리지 말고 식사 후에 걸어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어리는  노성면사무소이니 고정 택시가 있을 것이고 041- 114로 콜택시하여 금강산 식당으로 오시라고 식당 이름을 잘못 말했습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요, B님은 마침 일하러 논에 나와 있던 동네 노인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니, 트럭을 태워서 7~8분 거리에 있는 노성중학교 앞 식당으로 데려다 주셨습니다. 금강산이 아니라 금수강산이라면서요. 해프닝 제1막 1,2장은 여기에서 끝나지만, 제2막 3,4장이 계속됩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이야기가 참 이상하게 진행되었어요. B님의 식사가 끝날 무렵에 S님이 식당 사장님에게 급히 달려간 길을 또다시 걷는다는 것이 그러하니, 이 분을 봉고차로 하도1리까지 조금만 태워주실 수 있겠느냐고 부탁하셨습니다. 그러자 어리가 아니! 혼자만 타고 다섯 명이 걸어가면, B님이 또 거기서 기다릴 것 아니냐고 모두 다 태워주실 수 없느냐고 물었어요. 사장님은 흔쾌히 승락하셨지만 선발대 J님은, 삼남길을 리본 따라 걸어야 하는데, 아침에도 택시를 타더니 오후에 또 봉고를 타고 가다니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깜짝 놀라셨습니다. '아니! 그럼 어떻게 합니까? 4키로만 꿔주시면 하도2리에서 부적면 마구평, 아니 논산대교까지 8키로를 걸어서 갚아드린다'고 어리가 고개 숙여 사정하였어요.

 

J님은 예이! 하시면서 토끼굴에서 삼남길 표시 리본을 자기가 못 보았으니, 하는 수 없다고 크게 양보해주셨습니다. J님, 감사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우리 6인방이 6~7 분 동안 봉고차를 타고 4키로를 더 가지 않았으면 제2막 3장은 어찌 되었을련지 모르지요. 아마도 숨 차게 걷고서 마구평까지도 못 가서 비를 맞고 버스를 기다리다가 콜택시하고 말입니다. 제2막 4장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기획도 연출도, 시나리오도  감독도 없이 훌륭한 장면들이 전개되었습니다. 비록 관중은 없었지만 우리 6인방과 하도1리 농로 현장에서 본 두 세 분의 머리 속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하도1리 농로에서 B님을 데려다 주신 노인을 만나서 모두가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렸어요. 봉고차를 운전하신 식당 사장님께도 감사드렸습니다. 서빙해주던 종업원은 온 지 몇일 안 되는 태국인이라서 말이 통하지 않았을거래요.  재출발하는 인중샷을 하고 조금 걸어오는데 오토바이를 탄 노인네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조선시대부터 전라도 사람들이 서울 가는 길이라며, 누구도 가고 암행어사도 가던 길이라고 PR을 합니다. 일제시대에는 순사가 칼을 차고 으스대며 걷던 길이라며 옛 노인 행세를 하셔요. 박찬도 님이 그 분의 연세를 물으니 79세래요. 윤기중 님과 박찬도 님은 78세이니 한 살 더 많은 옛 어른이시군요. 아무튼 좋은 정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2막 4장이 끝났어요. 나중에 몇 번씩이나 고맙게 느껴졌던 일이 있었습니다. 논산대교까지 두 발로 걸었고 비도 맞지 않았고요. 논산에서 오후 5시 45분발 금호고속을 타고 오후 7시 45분에 센트럴시티 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지난 번에 갔던 정선 감자탕집에서 저녁 식사하면서도 이야기꽃이 피었어요.


우리 6인방의 열번 째 삼남길은 다음 주 9월 30일(화) 오전 6시 30분에 똑같이 모여 논산 시내 꽃다리로 직행하여 관촉사와 은진향교와 연무 체육공원을 거치고, 견훤왕릉과 봉곡서원을 지나서 마전1리 마을회관까지 이어집니다. 고개를 넘으면 전북 익산시 여산이 나옵니다. 태풍 정도로 심한 비 바람이 치지 않으면 계속 걸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10월 7일과 14일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전북 삼남길을 위성사진에 나온 삼남대로를 따라 왕궁저수지와 삼례, 금구와 금산, 태인과 정읍으로 걸을 것입니다. 감사감사! 감사합니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서로 양보하며 돕고 격려하면서 경기와 충남길을 걸어주신 6인방 나그네님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노성중학교 네거리, 금수강산 식당 앞에서


260  14:33

하도1리에서 자! 다시 힘을 내서 논산을 향하여, 출발 앞으로


14:55 도착  7분 간 주행  4~5키로 거리

제8길 노성고을길이 끝나고 제9길 은진향교길이 시작되는 하도2리 버스 정류장에서 서영종 님






320  15:45      노성천 노성제를 건너며, 노성천은 논산까지 이어집니다.

            

노성천을 건너고 호남선 철길도 지나서 논산시 부적면 마구평에 도착했어요. 그냥 삼남길로 직행하여 논산대교에 이릅니다. 버스터미널까지 6키로가 남았다는 말을 듣고 버스를 타고 오후 5시 20분에 금호터미널로 이동하여 5시45분 논산을 출발합니다. 오후 7시46분에 반포 센트럴시티 터미널에 도착하여, 단골이 된 정선 감자탕집에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어요.


이 날 걸은 거리는 짐작컨데 (08:40-17:10) 8시간 30분 동안 26키로를 걸었어요. 봉고차로 달린 4키로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처음 2시간 동안에는 평균 4.5키로로 9키로를 주파한 것까지 체크가 되었어요. 그런데 웬일인지 어리의 만보기는 25,000보(17.5키로)에서 멈춰있고, 김영신 님의 스마트폰에는 15키로만 나왔어요. 쉬기는 여덜 번쯤 쉬었나봐요. 그것만 셈해도 1시간 30분입니다. 어리의 만보기는 건전지 소모가 다 된 모양인데, 김영신 님의 핸드폰에는 무언가 입력이 잘못된 것같아요. 다음 주 화요일 새벽에 만납시다. 안녕! 감사합니다.


330  15:54



340  16:00



350  16:13

360  16:34





점점 점집이 다가와요. 혹시나 계룡산 산신령님도 저 대나무를 타고 내려오시려나, 궁금해집니다.

370  16:44



380  17:02  아호1리

논산 오거리에서 내립니다.







398   19:53 센츄럴시티 터미널 도착


감사합니다.